13일 인천시청 앞서 단체 삭발 예고
환경시민단체는 "건립 재검토" 촉구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일부 주민들이 13일 인천시청 앞에서 단체 삭발에 나선다. 송도국제도시 해안가에 들어설 랜드마크 타워 높이가 낮다는 게 이유다. 이 타워는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555m)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103층·420m 이상) 구조물로 계획됐다.
송도 주민단체 올댓송도는 송도 6·8공구 랜드마크 타워를 국내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로 신축할 것을 촉구하는 삭발식을 열 예정이다. 현재 아파트 주민단체 임원 등 4명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올댓송도 인터넷 카페에도 '롯데월드타워보다 높지 않으면 의미 없다. 무조건 높게', '대한민국 넘버1 타이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등 랜드마크 타워를 롯데월드타워보다 높게 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인천시 산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송도 6·8공구 개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인 블루코어컨소시엄은 최근 송도워터프런트 인공호수 주변 128만㎡ 부지에 103층 높이 랜드마크 타워와 주거·업무시설, 대관람차 등을 갖춘 테마파크, 골프장 등을 짓는 개발 청사진을 공개했다.
인천경제청은 블루코어컨소시엄과 협상해 마련한 개발 계획안을 조만간 시 투자유치기획위원회에 상정해 심의를 받은 뒤 개발·실시계획 변경을 위한 중앙정부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일부 송도 주민들은 반발했다. 랜드마크 타워 규모가 당초 6·8공구에 151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었던 인천타워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게 이유였다. 2023년 완공 예정인 청라국제도시의 청라시티타워 높이(448m)가 송도 랜드마크 타워보다 28m 더 높은 점도 고려됐다.
인천타워 건립 계획은 인천시와 현대건설 등이 출자해 설립한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가 2017년 8월 개발협약을 체결하면서 처음 수립됐다. 인천타워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장기간 표류하다가 2015년 1월 인천시와 SLC가 공동주택용지만 개발하기로 계획을 조정하면서 공식 무산됐다.
가톨릭환경연대 등 12개 환경·시민단체는 전날 공동성명을 내고 랜드마크 타워 건립 재검토를 인천경제청에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송도가 퇴물이 돼가는 초고층 랜드마크에 연연하며 대량의 에너지를 소비하고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는 기후악당도시의 상징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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