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친환경 보일러 교체 지원 2배 확대
보일러 100만 대 미세먼지=경유차 8만 대
올해 처음으로 내려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연이틀째 이어진 10일. 수도권 지역을 넘어 충청, 강원, 전북 지역까지 자욱히 내려앉은 먼지에 전국 곳곳이 온통 잿빛으로 뿌옇게 물들었다. 도심을 수놓던 건물들은 경계가 흐릿해진 채 자취를 감췄고,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황급히 실내로 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 잇따라 발견됐다.
이처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전국 지자체에선 친환경 보일러 교체 지원 사업의 규모를 2배 확대하며 대기 질 개선에 나섰다. 노후된 보일러 100만 대가 1년간 배출하는 대기오염물질(2,255톤)은 경유차 8만 대가 배출하는 오염물질 양(2,200톤)과 맞먹는다. 또 서울 시내에 있는 발전시설과 제조 업체가 뿜는 오염물질 총합(560톤)의 약 4배에 달한다.
서울 등 지자체, 친환경 보일러 지원 규모 2배 확대
서울시는 올해 가정용 친환경 보일러 교체 보조금 지급 대상을 11만5,000대로 확정, 신청을 받는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6만1,000대보다 약 2배 많은 규모다.
지난해는 보조금 신청 인파가 몰리면서 신청 접수를 2개월 만에 마감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추경을 통해 추가 지원했다"며 "인기를 끌었던 만큼 지원 규모를 크게 늘렸다"고 말했다. 소요 예산은 120억 원이다.
경남 창원시도 이날부터 선착순으로 접수해 가정용 친환경 보일러를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9,490대를 보급한다. 그 대신 두 지역 모두 지원액은 대당 20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낮췄다. 저소득층 지원금액은 60만 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친환경 보일러는 배기가스 배출 때 방출되는 높은 온도의 열을 난방·온수 가열에 재활용하는 보일러로, 열효율이 높다. 주요 대기오염물질 중 하나인 질소산화물(NOx) 발생량이 일반 보일러의 8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저녹스 보일러'로도 불린다.
서울시는 2015년 전국 최초로 이 사업을 시작, 지난해 말까지 친환경 보일러 약 48만 대를 보급했다. 서울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 원인 중 난방 등 연료 연소(31%)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시는 지난 8년간 48만 대를 보급함으로써, 질소산화물(NOx) 961톤과 이산화탄소(CO₂) 9만1,756톤을 감축했다. 이는 각각 서울 가정용 난방 배출량의 10.5%와 30년생 소나무 1,390만 그루의 흡수량에 육박한다. 시 관계자는 "노후 보일러 교체를 통해 6만4,174가구의 1년 사용량에 달하는 도시가스 3,816만㎥ 소비를 줄이는 효과도 거뒀다"고 말했다.
친환경 보일러 교체 지원 사업은 환경부가 2017년 국고보조사업으로 전환하면서 전국으로 확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2020년 4월부터 대기관리권역법 개정에 따라 전국에서 가정용 보일러를 교체하거나 신규 설치할 경우 친환경 보일러가 의무화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지원액이 수요를 못 따라감에 따라 조기 마감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사업 예산을 지난해(300억 원)보다 32% 증액한 396억 원으로 편성하고 가구당 지원액을 절반 수준으로 낮춰, 보다 많은 가구에서 친환경 보일러를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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