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포함 164명 사망
러시아 공수부대 "상황 완전히 안정될 때까지 주둔"
9일 카자흐스탄 알마티 공항에서 군용 수송기를 통해 도착한 러시아군 차량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러시아 국방부 제공)
연료비 인상에 대한 불만으로 촉발된 카자흐스탄의 대규모 시위가 정부의 강경한 진압으로 일단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로이터통신과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경찰은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이어진 시위에 가담한 혐의로 6,04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최대 도시인 알마티에서는 경찰서를 공격한 혐의로 852명이 체포됐으며, 수도 누르술탄에서는 외국인 161명이 구금됐다.
이번 소요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164명으로 집계됐다고 카자흐스탄 보건부는 밝혔다. 이 중 103명은 이번 시위 규모가 가장 컸던 알마티에서 나왔다. 4세 여아 등 최소 3명의 미성년자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무부는 치안 유지에 투입된 군·경 1,300여 명도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번 소요 사태로 인한 재산 피해는 1억7,500만 유로(약 2,38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내무부는 추산했다. 100개 이상의 기업과 은행이 공격받고 약탈당했으며, 차량 400대 이상이 파손됐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지난 2일 액화석유가스(LPG) 등 연료비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시작됐고,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번졌다. 이에 옛소련 국가들의 안보협의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0)는 카자흐스탄 당국의 요청에 따라 러시아 공수부대를 포함한 약 2,500명 규모의 평화유지군을 투입했다. 술탄 가말레트디노프 카자흐스탄 국방부 차관은 "대테러작전은 테러리스트들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드레이 세르두이 러시아 공수부대 사령관도 "평화유지군의 카자흐스탄 배치가 끝났으며, 상황이 완전히 안정될 때까지 주둔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의 비상위기센터국은 이날 "국방부 소속 군용 수송기 13편으로 알마티에서 러시아 국민 1,422명을 귀국시켰다"고 밝혔다. 이들은 새해를 맞아 카자흐스탄의 친척을 방문하거나 관광 목적으로 입국했다가 반정부 시위로 주요 공항이 폐쇄되며 발이 묶여 있었다. 러시아 공수부대원 파병에 쓰였던 군용 수송기에 자국민들을 태워 귀국시킨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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