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의 형평성·실효성 입증이 최대 쟁점
정부 “시행 후 확진자와 위중증 감소”
신청인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정책”
식당·카페 등에 적용되는 방역패스(접종 완료·음성확인제)의 효력 정지 여부는 정책의 형평성과 실효성이 얼마나 입증되는지에 따라 법원 결정이 갈릴 전망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한원교)는 방역패스 처분 집행정지 신청 사건의 심문을 지난 7일 마치고 10일 오후 6시까지 양측에 추가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법조계에선 사안의 심각성과 긴급성을 고려해 이르면 금주에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재판부는 결정 시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7일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 1,023명이 제기한 집행정지 소송 심문기일에서 신청인 측과 정부는 정책의 실효성과 형평성을 두고 3시간 동안 열띤 공방을 벌였다.
신청인 대표로 나선 조두형 교수는 지난 5일 0시 기준 18세 이상 성인 2차 접종자 비중이 94%에 달한다는 통계를 토대로 “(미접종자 6%를 대상으로 한 방역패스는)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또 “수많은 지하철 인파, 콩나물 시루같은 곳에선 방역패스가 적용이 안 되고 있지 않으냐”면서 “그런데 한산하게 장 보고 물건 고르는 대형마트는 왜 대상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정부 측은 방역패스의 목적이 미접종자 보호와 의료체계 보호에 있으며, 방역패스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해 12월 코로나19 유행 확산 때 방역패스를 처음 확대 적용한 결과 일간 7000명을 넘던 확진자가 3000명 중반대로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정부 측에 방역패스가 미접종자를 보호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존재하는지, 접종 완료율 99%가 되면 의료체계 붕괴를 막을 수 있는지 질문했다.
손 대변인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체 성인 94% 접종자에 제한을 걸기보다 (방역패스로) 6% 미접종자에 대한 감염 차단을 통해, 중환자실 확보 효용성이 올라간다”고 답했다.
정부는 “방역패스로 달성하려는 공익이 무엇이냐”는 재판부 질문에, “의료체계가 붕괴하지 않도록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러나 백신 접종률 99%가 돼도 의료체계가 붕괴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법원은 지난 4일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 교육시설은 행정소송 본안 1심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방역패스 효력을 일시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이번 집행정지 신청까지 받아들여지면 식당, 카페, 영화관, PC방, 공연장, 마트, 백화점 등에 내려졌던 방역패스도 사실상 중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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