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위트먼 헝 전인대 홍콩대표, 170명 대규모 파티
장관급 고위관료·입법회 의원 등 대규모 '노마스크'
홍콩 당국 "참석자 모두 확진자 '밀접 접촉' 분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산되고 있는 홍콩에서 고위급 인사가 방역대책을 무시한 생일 파티를 열어 입길에 올랐다. 게다가 파티 참석자 중 확진자가 나타나는 등 파장도 잇따르는 모습이다.
홍콩 보건 당국은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3일 저녁 완차이에서 열리 한 파티에서 확진자가 2명 나왔으며, 이에 따라 참석자 170명 전원을 21일간 격리시설에 수용한다고 밝혔다. 당국은 “참석자들이 밤 늦게까지 종종 마스크를 벗은 채 먹고 마시면서 식당 내부를 돌아다녔다”면서 “이에 모든 참석자를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사례로 분류해 격리시설에 수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파티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홍콩 대표 중 한 명이면서 홍콩과 중국 선전이 합작해 개발하는 첸하이 경제특구 홍콩연락사무소 대표인 위트먼 헝의 생일파티다. 당국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파티에 참석하지 말라고 권고한 상황에서 열린 해당 파티에서 헝 등 많은 이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노래를 부르고 음식과 술을 먹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져나갔다.
특히 이 자리에는 홍콩 고위급 인사들이 다수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NS)는 캐서퍼 추이 민정사무국장(장관급)과 아우가왕 입경사무처장, 레이몬드 시우 경무처장 등 정부 고위 관료 최소 14명과 입법회 의원 20명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 역시 정부 관료가 약 30명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불똥은 캐리 람 행정장관에게로 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파티 스캔들은 민주인사 구금과 언론 폐간, 야권 없는 입법회를 출범시킨, 중국 정부가 미는 람 정부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더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임을 노리는 람 장관 개인적으로도 좋지 않은 때에 이번 스캔들이 터졌다”며 “정부 관리들이 해당 파티에 참석한 것과 관련해 람 장관이 ‘책임은 전적으로 참석자들이 져야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책임은 일축해 비난을 키웠다”고 전했다. 최근 캐세이퍼시픽 승무원이 방역 규칙을 어기고 돌아다녀 지역사회에 오미크론 변이를 전파한 것과 관련해 그가 캐세이퍼시픽 경영진을 질타했던 것과 배치된다고도 꼬집었다.
한편 홍콩 당국은 이날부터 식당과 체육관, 사우나, 박물관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 강화 조치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홍콩 모든 식당은 오후 6시부터 익일 오전 4시 59분 사이의 영업을 중단한다. 또 미국과 영국 등 8개국 발 여객기의 입국을 전면 금지했고, 오미크론 변이 환자가 다녀간 장소에 출입한 모든 이들에 대해 코로나19 3∼4회 검사를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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