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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 살인' 스포츠센터 대표… 경찰 "계획범죄는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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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 살인' 스포츠센터 대표… 경찰 "계획범죄는 아냐"

입력
2022.01.07 11:40
수정
2022.01.07 13:5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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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송치… 모자로 얼굴 갈려 "죄송합니다"
범행에 쓰인 막대기 지름 3㎝, 길이 70㎝
경찰 "성범죄 정황 없어"… 범행동기 미궁
출동 경찰 부실대응 논란엔 "진상 조사 중"

직원을 막대기로 살해한 스포츠센터 대표 A씨가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직원을 막대기로 살해한 스포츠센터 대표 A씨가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뉴스1

20대 직원을 엽기적 방법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스포츠센터 대표가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7일 오전 한모(41)씨를 살인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송치했다. 한씨는 지난달 31일 자신이 운영하던 서대문구 소재 어린이 스포츠센터에서 직원 A씨를 폭행하고 플라스틱 막대기로 항문을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에 쓰인 막대기는 지름 3㎝, 길이 70㎝로 어린이 허들용 도구였다.

한씨는 이날 오전 7시 40분쯤 경찰서에서 나와 외투에 달린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호송차에 올랐다. 그는 살해 동기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피해자와 유족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요청엔 "정말 죄송합니다"고 답했다.

현장에 있던 유가족 김모(61)씨는 "술은 무슨 술이냐,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아까운 청춘을 없앴다"고 고함을 쳤다. 술에 취해 범행 사실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한씨와, 초동 대응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는 경찰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경찰은 송치 직후 언론 브리핑을 갖고 한씨의 범행 동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계획적 범행으로 볼 만한 정황은 없다"며 "사건 당시 회식도 기분 좋게,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이고 두 사람(한씨와 A씨) 관계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장 조사 결과 두 사람이 640㎖ 소주 6병과 340㎖ 캔맥주 4개를 나눠 마신 걸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범행 수법을 두고 일각에선 성범죄 의혹이 제기됐지만,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주변 조사 결과 성범죄를 입증할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건장한 체격의 20대 피해자가 저항하지 못한 채 살해당한 이유에 대해선 "한씨에게 10여 분 이상 몸이 눌리고 목이 졸리는 폭행을 당해 탈진이 일어났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한씨에 대해 심리검사를 진행하고 있고, 피의자 신상공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 경찰관들의 부실대응 논란에 대해선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오전 2시쯤 "어떤 남자가 누나를 때리고 있다"는 한씨의 허위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가, 하의가 벗겨진 채 누워 있는 피해자를 보고도 별다른 확인 없이 철수했다. 여기에 한씨가 경찰 도착 직전까지 A씨를 폭행한 사실도 드러나면서 경찰 초동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출동 경찰이 범행 도구를 바로 찾지 못한 이유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 한씨가 살해 도구를 A씨 몸에서 뽑아 던졌는데 조명이 비치지 않는 입구에 떨어져 발견하지 못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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