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코리아가 2022년의 시작을 알리며 특별한 차량 두 대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실제 폭스바겐코리아는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이자 매력적인 4도어 쿠페의 가치를 제시했던 ‘아테온’을 새롭게 다듬었고, 전세계 해치백의 기준이자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골프의 8세대 사양(The Golf 8)을 선보인 것이다.
‘컴팩트 해치백’ 세그먼트의 입지는 물론 시장의 상황이 다소 달라졌다. 게다가 전동화 기조에 ‘디젤 파워트레인’의 입지가 이전과 같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골프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뜨거운 모습이다.
긴 공백을 깨고 돌아온 브랜드의 아이콘, 8세대 골프는 과연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골프의 47년의 역사를 계승하는 최신의 아이콘, 8세대 골프(이하 골프)는 여전히 ‘세그먼트’를 대표하는 모습이다.
브랜드가 공개한 제원에 따르면 4,285mm의 전장과 각각 1,790mm와 1,455mm의 전폭 및 전고를 제시한다. 참고로 휠베이스는 2,636mm로 ‘컴팩트 해치백’ 혹은 C 세그먼트의 전형을 드러낸다. 참고로 공차중량은 17인치 휠, 타이어 기준 1,489kg다. 이는 프리미엄 사양과 프레스티지 사양 모두 동일하다.
골프 역사를 아우르는 디자인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6년이라는 긴 공백을 깨고 등장한 최신의 골프는 말 그대로 ‘골프의 역사’를 정립하는 모습이다. 실제 디자인에 있어 초대부터 바로 이전의 7세대 골프에 이르기까지 과거의 골프에 담긴 여러 ‘파편’들을 정교하게 배치한 모습이다.
덕분에 보는 시선에 따라 ‘과거의 골프’를 떠올리며 ‘이 부분은 몇 세대의 골프를 오마주한 것 같다’라며 스스로의 기억력을 되짚을 수 있었다. 더불어 차량 전반적으로 공기역학에 대한 고민을 한껏 더한 점 역시 살펴볼 수 있어 ‘기술의 방향성’을 느낄 수 있었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전면에 가로로 길게 프론트 그릴 라이팅은 보다 날렵히 다듬어진 LED 매트릭스 헤드라이트와 조화를 이룬다. 덕분에 어둠 속에서 자신의 가치를 선명히 드러내며, 보다 와이드한 스타일을 품은 바디킷 역시 깔끔한 이미지가 도드라진다.
측면 역시 골프 전통의 실루엣과 ‘디자인 기교’를 그대로 계승하며 ‘해치백’ 고유의 감성을 선명히 살린다. 여기에 더욱 줄어든 단차, 깔끔한 디테일, 그리고 꽤나 화려하게 다듬어진 17인치 알로이 휠 등이 더해져 ‘보는 즐거움’을 한층 살린다.
끝으로 후면 역시 새롭게 다듬어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명료함과 스포티한 감각을 드러내는 바디킷, 듀얼 머플러 팁 스타일의 디테일 등이 더해져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인다.
세대 전환을 알리는 골프의 공간
골프의 외형이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면 실내 공간은 미래로 향하는 시간이다.
실제 실내에는 완전히 새롭게 구성된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그리고 각종 컨트롤 패널의 배치가 시선을 집중시킨다. 더욱 화려한 그래픽으로 시선을 끄는 디지털 콕핏 프로와 최신 UI가 적용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그리고 HUD가 ‘이노비전 콕핏’의 매력을 선명히 드러낸다.
특히 물리 버튼을 최대한 억제한 구성이나 새로운 그래픽 테마, 그리고 ‘시프트 바이 와이어’를 통해 더욱 간결해진 기어 시프트 레버가 이목을 집중시킨다. 대신 실내 공간의 소재 등은 ‘기존의 골프’와 큰 차이가 없다.
실내 공간은 컴팩트 해치백의 전형을 드러낸다. 차량의 체격이 큰 편은 아니지만 ‘해치백의 패키징’에 익숙한 브랜드의 경험을 살려 만족스러운 공간을 연출했다. 덕분에 운전자는 보다 만족스러운 드라이빙 포지션을 구현할 수 있고, 시야 역시 쾌적하다.
물론 2열 공간은 아쉬운 모습이다. 차량의 체격이 절대적으로 쾌적한 편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약간의 타협’을 한다면 성인 네 명을 수용하기엔 충분하다. 다만 시트의 소재가 직물로 구성된 점은 ‘소비자 기호’와는 다소 멀게 느껴진다.
적재 공간 역시 ‘세그먼트’의 특성을 드러낸다. 쾌적한 여유는 아니지만 깔끔하게 다듬어진 공간이 활용성을 기대하게 만든다. 더불어 2열 시트의 분할 폴딩을 통해 상황에 따라 더욱 넉넉하게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일 것이다.
가장 ‘골프다운’ 패키지
폭스바겐코리아는 새로운 골프를 선보이며 가장 ‘골프다운’ 파워트레인 구성을 제시한다.
실제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150마력과 36.7kg.m의 토크를 제시하는 2.0L TDI(EA288 evo) 엔진을 배치하고 7단 DSG, 그리고 전륜구동의 레이아웃을 조합했다. 디젤게이트라는 풍파를 겪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구성을 재신임한 것이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필요 충분한 주행의 매력을 제시할 뿐 아니라 복합 기준 17.8km/L(도심 15.7km/L 고속 21.3km/L)의 탁월한 효율성을 구현한다. 더욱 강렬한 드라이빙을 원한다면 상반기 출시될 GTI를 기다리면 된다.
새로운 시대, 그리고 ‘가치의 재확인’
폭스바겐 골프와의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화려한 그래픽이 돋보이는 이노비전 콕핏의 시각적인 매력, 그리고 더욱 향상된 드라이빙 포지션이 기대감을 더한다. 다만 만족감과 별개로 국내 소비자 기호와는 거리가 먼 직물 소재의 시트, 그리고 시선을 분산시키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화려한 그래픽 테마’가 조금은 우려되었다.
디젤 파워트레인을 품었지만 ‘최신의 차량’인 만큼 아이들링 상황 및 이후 주행 전반에서 디젤 엔진 고유의 진동이나 소음이 능숙히 억제되는 점은 만족스러웠다.
150마력과 36.7kg.m의 토크는 컴팩트 해치백을 이끌기에 충분한 성능이다. 실제 엑셀러레이터 페달의 조작에 따라 능숙하게 가속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발진 가속이나 추월 가속, 그리고 고속주행 등 주행 전반에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RPM 상승에 따른 진동이나 소음도 크게 도드라지는 편이 아니라 대다수의 운전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으리라 생각됐다. 다만 오르막 구간 등에서의 다소 둔한 엔진 반응 및 발진 가속 상황에서의 고민하는 듯한 모습이 더러 느껴졌다.
TDI 엔진에 합을 이루는 7단 DSG는 말 그대로 능숙하다. 변속 속도나 변속 반응, 그리고 상황에 따른 판단이 우수하다. 오르막 구간 및 일부 발진 가속 상황에서 ‘고민’하는 모습이 있지만 골프를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시대 흐름은 더욱 ‘다단화된 변속기’를 원할지도 모른다. 실제 대다수의 경쟁 차량들이 8단 변속기를 채택하고 혹자는 CVT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패들시프트의 작은 크기와 조작감도 다소 아쉬웠다.
차량의 움직임은 ‘역시 골프답다’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채운다.
컴팩트 해치백에 기대하는 감각, 즉 ‘다루기 좋고, 경쾌하게 그리고 능숙하게’ 달리는 모습을 주행 전반에 걸쳐 느낄 수 있다. 경쾌하면서도 다루기 좋은 무게감을 제시하는 스티어링 휠 조향 감각과 조향에 따라 일체감 있게 움직이는 차체는 누구라도 금방 적응할 수 있으리라 생각됐다.
특히 D-컷 스타일로 다듬어진 다듬어진 스티어링 휠은 일상적인 상황, 그리고 빠른 템포의 주행에서도 우수한 ‘손 맛’을 제시했다.
그러나 ‘전통적인 골프’의 DNA가 선명하게 느껴지는 건 아니다.
과거의 골프가 분명 탄탄함과 직설적인 ‘유러피언 드라이빙’의 또 다른 대표 주자였다면 현재의 골프는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이고, 가장 합리적이며 가장 보편적인 결과가 되었기 때문이다.
실제 차량 전반의 움직임은 이전보다 훨씬 상냥하다. 덕분에 과거의 골프에 비해 한층 가볍고 슴슴한 ‘에스푸마’를 머금는 기분이다. 덕분에 누구라도 쉽게, 그리고 만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양한 노면에 대한 대응 능력도 한층 세련된 모습이다.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할 때에는 조금 더 적극적인 모습이지만 ‘긴장감’을 더할 뿐 ‘격렬함’으로 이어지지 않아 기분 좋은 주행을 조금 더 빠른 템포로 즐길 수 있다. 더 강렬함을 원한다면 GTI가 합당하다.
다만 체급의 한계가 있듯 포트 홀이나 요철, 도로의 이음새 등과 같은 급작스러운 노면 변화에는 제법 건조하고 투박한 충격과 소음 등을 전하는 모습은 충분히 감안해야 할 것이다.
좋은점: 골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조화, 기술의 발전
아쉬운점: 소비자 기호와 먼 직물 시트, 이전보다 슴슴한 주행 질감
그럼에도 매력적인 선택, 폭스바겐 골프
시대는 흐르고, 새로운 차량들이 등장했으며 자동차 기술의 기조는 단 몇 년과 비교하더라도 상전벽해를 이루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쩌면 ‘과거’에 대한 헌사를 담고, 현재에 집중했던 골프는 어쩌면 시대에 뒤쳐진 존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8세대 골프는 이러한 걱정, 우려, 혹은 두려움을 깨끗이 씻어냈다. 디젤 파워트레인이라는 ‘고민’을 남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프는 매력적인 선택일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다.
촬영협조: 폭스바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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