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이라 밝힌 범인 협박에 긴급 회항
폭발물은 발견 안 돼… 검거작전 진행 中
일본 도쿄에서 이륙한 하노이행 베트남 여객기가 격추 협박을 받고 비상착륙하는 일이 벌어졌다.
6일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베트남 국영 항공사인 '베트남 에어라인' VN5311편은 전날 오전 10시 30분 일본 나리타 국제공항을 출발해 하노이로 향했다. 그러나 VN5311이 정상적으로 도쿄만(灣) 상공을 벗어나고 있던 11시 10분 베트남에어라인 일본지사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을 미국인이라고 밝힌 정체불명의 인물은 능숙한 일본어로 "VN5311을 나리타 공항으로 돌려라. 그렇지 않을 경우 항공기를 격추시키겠다"고 말했다. 놀란 베트남 에어라인 직원이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이냐"라고 묻자 그는 "나는 지금 도쿄만 상공을 비행하고 있는 VN5311을 격추시키려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괴전화를 확인한 베트남 에어라인은 즉시 베트남 본사에 관련 사실을 보고했다. 이후 베트남 에어라인은 일본 대테러 당국과 베트남 민간항공국(CAAV)ㆍ공안부에 대응을 요청했고, 긴급 위원회를 소집한 베트남 정부는 해당 항공기의 긴급 회항을 지시했다. 이에 승객 47명과 12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던 VN5311은 같은 날 오후 1시 일본 후쿠오카 공항에 비상착륙했다.
일본 대테러 당국은 2시간 동안 VN5311의 폭발물 탐지 절차를 진행했다. 이후 당국은 "다른 이상 징후가 없다"고 밝혔고, VN5311은 하노이로 다시 출발해 전날 무사히 노이바이 공항에 도착했다. 베트남 정부 관계자는 "격추 협박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정확한 신상과 사건 전후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검거 즉시, 베트남을 상대로 테러를 감행하려 했던 이유와 추가 계획이 있는지 등을 면밀히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은 지난 1일부터 일본 등 5개국과 국제선 정기운항을 재개했다. 한국 역시 이날 하노이발 인천행 베트남 에어라인 항공기 시범 운항을 시작으로, 양국 국제선 전면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조율 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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