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드리드 인근에서 요리사로 일해
가게 앞에서 지인과 이야기하는 모습 구글에 찍혀
2002년 탈옥 후 20년 만에 붙잡혀
살인을 저질러 구금됐다가 탈옥 후 20년간 종적을 감췄던 이탈리아 마피아가 구글의 ‘스트리트 뷰(Street view)’에 포착돼 결국 덜미를 잡혔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1990년대 시칠리아주 아그리젠토 지역을 주름잡던 마피아의 두목 지오아치노 감미노(60)는 1998년 살인 등의 혐의로 종신형을 받고 복역하다 2002년 탈옥했다. 이후 그는 국경을 넘어 스페인 마드리드 북부의 작은 도시 갈라파가르에 자리를 잡고, 마누엘로 이름을 바꾼 뒤 요리사로 일하며 식료품 가게 ‘마누의 정원’을 운영해왔다. 살인자이자 탈옥수라는 신분을 세탁하고 평범한 이웃으로 살아왔던 것.
그의 행방을 쫓던 이탈리아 경찰은 2014년 그가 스페인으로 도피한 사실을 파악했지만, 정확한 주거지까지 알아내지는 못했다. 경찰은 수색 지역을 좁히기 위해 구글 지도를 활용했다. 그러다 최근 실시간으로 전 세계 거리 모습을 보여주는 구글의 스트리트 뷰에 ‘마누의 정원’ 앞에서 다른 남성과 얘기하고 있는 한 중년 남성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 남성의 얼굴과 체형이 감미노와 흡사했지만, 구글에 나온 모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경찰은 해당 서비스로 이 남성이 서 있던 가게와 이름이 비슷한 ‘마누의 부엌’이라는 식당도 찾아냈다. 경찰은 해당 식당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에서 요리사 복장을 한 감미노의 사진을 본 뒤 감미노가 맞다고 확신했다. 그가 마피아로 활동한 시칠리아 지역 요리들이 식당의 주요 메뉴로 올라와 있던 점도 감미노라고 특정할 수 있던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탈리아 경찰은 지난달 17일 감미노를 스페인 현지에서 체포했다. 그는 체포 당시 경찰에게 “10년간 가족에게 전화 한 통 하지 않고 숨어 지냈는데 어떻게 찾았느냐”고 어리둥절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온라인 사이트는 종종 범죄자 검거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한다. 지난해 3월에는 마약 밀매 혐의 등으로 지명 수배 중이던 이탈리아 마피아 마크 페렌 클로드 비아트가 유튜브에 게재된 요리 동영상에 출연했다가 당국의 레이더망에 걸려 체포됐다. 경찰은 그의 몸에 새겨진 독특한 문신으로 신원을 파악했다. 그는 붙잡히기 전까지 7년간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숨어 지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