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기 위해 앉아 있다가 우연히 만났을 때 그냥 보내지 않고 옆에 앉히고 싶은 사람.” ‘프렌즈’의 저자 로빈 던바는 친구를 이렇게 정의한다. 단순한 지인보다 좀 더 가까운 '친구'가 몇 명쯤 되는지 세어 보자. ‘던바의 법칙’ ‘던바의 수’로 불리는 수는 평균 150명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진화심리학 교수인 저자는 1993년 발표한 논문에서 대뇌 신피질 크기가 인간 관계의 크기를 결정한다면서 이런 주장을 내놓아 화제를 모았다.
논문 발표 이후 줄곧 영장류와 인간의 사회성을 연구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로 인간 관계가 무한 확장하는 21세기에도 ‘던바의 수’가 유효하다고 단언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친구가 몇천 명이더라도 인간은 사회적 뇌의 용량에 지배를 받기에 친구의 수가 100~250명 사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심리학, 인류학, 신경과학, 유전학을 넘나들며 사회성을 탐구한 던바 교수는 사회적 관계가 우리의 건강과 행복에 얼마나 크게 기여하는지 여러 연구를 인용해 증명한다. 사회적 네트워크와 지역 공동체에 안정적으로 소속돼 있다고 평가한 사람은 생존 확률이 50%나 높았고, 고독감이 큰 사람일수록 독감 예방접종 후 면역 반응이 크게 감소했다고 한다.
온라인 소통이 일상화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반화한 요즘에도 여전히 친밀한 거리에서 직접 소통하는 것이 소중한 친구를 만들고 관계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임을 저자는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