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남매 중 맏이, 영주 안정면 박위훈 씨는 평생 농군
'지금이 내 인생의 황금기'... 구술 자서전 출간
구순을 바라보는 촌로가 평생 벼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며 산 농군의 일생을 담아 낸 구술 자서전 '지금이 내 인생의 황금기'를 펴냈다. 저자는 경북 영주시 안정면 단촌마을에 사는 박위훈(88) 씨다. 박 씨는 "아등바등하던 삶도 나이가 들고 보니 사는게 놀이처럼 느껴진다. 지금 내 상태는 특별히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고 그냥 평범하다. 평범함이 귀한 시대, 고로 나의 현재는 내 생의 최고 황금기"라고 말한다.
박 씨가 평생을 사는 동안 기억에 남은 일은 1970년부터 시작해서 20년 동안 정열을 쏟은 새마을운동이다. 1985년에는 새마을운동에 앞장 선 공로로 대통령 훈장을 받았다. 박 씨는 "상금으로 받은 500만원 전액을 마을에 노인회관을 짓는데 썼다"고 회고했다.
박 씨의 책에는 15남매 중 맏이로 태어난 사연과 단촌에서 순흥면까지 4㎞를 걸어 초등학교를 다닌 시절, 19세에 18세 아내를 중매로 만나 결혼한 이야기, 새마을사업을 하면서 겪은 일, 부모님에 대한 회고, 늙어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경로당에 드나든 이야기 등을 담담하게 담았다.
이 자서전은 대한노인회영주시지회가 경로당 행복도우미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역 작가를 보내 박 씨의 구술을 받아 펴냈다.
박 씨는 "흔히 말하길 나이 많은 사람은 또 하나의 살아있는 박물관이란 말을 한다. 그런 심정으로 내 이야길 풀어놓았다. 생로병사 거스를 수 없으니 이 세상 어머니의 몸을 빌려서 홀연히 왔다가 자는 듯이 가는 게 마지막 바람이다"고 말했다.
박 씨는 부인 진순옥(87)씨와 사이에 2남2녀를 두고 있다. 1980년대 영풍군 새마을협의회 초대 회장을 지냈고, 지금은 안정면노인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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