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아시아나 M&A '운수권 재배분'
국내 LCC, 중장거리 노선 취항 계획
티웨이, 상반기 중대형기 3대 도입
진에어·에어프레미아, 중대형기 보유
국내 저가항공사(LCC)가 연초부터 중·대형기 추가 도입 검토에 착수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한항공에 아시아나항공과 인수·합병(M&A) 승인 조건으로 제시된 '운수권(다른 나라 공항에서 운항할 수 있는 권리) 재배분 및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 반납' 실행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나온 행보다. 대한항공의 운수권과 슬롯이 반납될 경우, 이를 흡수해 장거리 노선 운항에도 나서겠다는 게 LCC 업계의 계산이다.
티웨이항공이 5일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 등 주요 유럽 노선과 로스엔젤레스(LA), 뉴욕 등 미국까지 운항 가능한 중·대형기 추가 도입을 검토, 장거리 노선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힌 배경도 같은 맥락이다. 티웨이는 다음 달 A330-300기종 1호기를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순차적으로 총 3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어 3월부터 국내선을 시작으로 싱가포르와 호주 시드니,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키르기스스탄 등 중장거리 노선 취항도 계획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이와 함께 김포공항발 국제선 및 인도네시아, 몽골 노선 등 현재 보유 중인 B737-800 항공기로도 운항 가능한 중단거리 노선 운수권 획득 준비도 지속할 계획이다.
LCC업계, 미주·서유럽 '황금노선' "우리도 운항 가능"
경쟁사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신생 LCC인 에어프레미아는 1호기로 운항 거리가 1만5,500㎞ 이상인 중장거리 비행기 보잉787을 보유하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향후 2, 3호기를 추가로 도입, 미주 노선 등에 투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는 2016년부터 B777-200ER 중대형 항공기 4대를 앞세워 미국 하와이와 호주 케언즈 등 장거리 노선을 공략해왔다.
그동안 중·단거리 노선에 주로 치중해 온 LCC는 양대 국적 항공사에서 장악해왔던 장거리 노선의 재분배 가능성에 잔뜩 고무된 분위기다.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LCC 업계는 당장, 운수권과 슬롯을 배분받아 운항에 들어갈 경우 소비자들에게도 폭 넓은 선택의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국내 한 LCC 관계자는 “항공기 도입 결정·인수는 빠르면 1년 이내로도 가능하다”며 “대형 항공사의 합병 전까지 장거리 노선 운항 준비를 마칠 수 있어, 향후 회수된 운수권 미행사로 인해 외국항공사에 이득이 될 것이라는 우려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LCC가 중장거리 노선을 운행할 대형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해당 노선 흡수에 실패할 경우, 운수권은 해외 항공사에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달 29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승인 조건으로 양사의 일부 운수권 재배분 및 슬롯 반납 조치 이행 등을 포함한 기업결합심사 심사보고서를 전원회의에 상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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