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8시즌째를 맞는 전새얀(26ㆍ도로공사)이 조금 늦었지만 기대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도로공사의 대반격에 숨은 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4일 현재 전새얀은 올 시즌 19경기(69세트)에서 133득점(리그 23위)을 올리며 개인 최고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2020~21시즌 30경기(119세트)에서 140득점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올 시즌 두드러지는 득점력이다. 특히 시즌 공격 성공률 39.1%를 찍고 있는데, 이 역시 지난 2014년 프로 데뷔(전체 5순위) 이후 최고 수치다. 기준 점유율(팀내 공격점유율 20% 이상)에 못 미쳐 리그 순위엔 못 올랐지만, 수치만 봐선 리그 6~7위권 공격력이다.
전새얀은 4일 한국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다양한 공격 루트로 공격을 시도하면서 성공률이 올라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상대 블로킹 사이만 노리는 단순한 공격을 하니, 상대 팀에서 준비를 하고 나오더라”라며 “올해는 크로스와 직선 등 다양하게 공격을 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자신감과 책임감’도 성장의 원인으로 봤다. 전새얀은 “클러치 상황이 오더라도 여유 있게 플레이 하니 오히려 득점 확률이 높아졌다”면서 “또 자주 주전으로 나서면서 ‘레프트는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책임감이 경기력으로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큰 키가 아닌데도(177㎝) 블로킹으로도 27득점(세트당 0.391개)을 올리며, 리그 레프트 중 가장 많은 블로킹을 잡아냈다. 역시 데뷔 후 최고 기록이다. 전새얀은 “(김종민) 감독님께선 내가 블로킹을 기록할 때마다 ‘공격할 때도 그렇게 점프 좀 하라’고 하신다. 칭찬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웃었다.
데뷔 직후 이렇다 할 활약 없이 2016년 기업은행에서 도로공사로 이적했다. 이적 후에도 주전 레프트 문정원의 교체 선수로 출전해 간간이 활약했을 뿐 확실한 자기 자리를 꿰차진 못했다. 그러다 2019~20시즌 중반부터 조금씩 이름을 알렸고, 지난 시즌에도 중반부터 주전으로 출전하면서 도로공사의 대반전을 이끈 ‘게임 체인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왜 이리 늦게 잠재력이 터졌는가’라는 질문에 전새얀은 “예전에도 반짝 잘한 기간이 있었고 잠시 주목받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문제는 딱 거기서 멈췄다는 점이다. 더 차고 올라갔어야 했는데 기복이 심했다. 몇 경기 잘하다가 이후엔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올 시즌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기복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라며 “아직 시즌이 많이 남은 만큼 향후에도 기복 없이 경기를 풀어가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종민 감독의 주문도 늘었다. 경기 중 작전 타임 때면 김 감독이 “아니, 새얀아~”라고 시작하는 작전 지시가 부쩍 많아졌다. 전새얀은 “감독님의 많은 주문에 기죽는 성격은 아니다. 오히려 더 좋다. 내가 코트 안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시는 것 아닌가”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전새얀은 최근 중계방송사와 인터뷰에서 ‘2021년 가장 좋았던 일’로 “연봉이 올랐던 것”을 꼽으며 팬들의 웃음보를 터트렸다. 전새얀의 연봉은 그의 활약과 비례해 2020년 8,000만 원, 2021년엔 1억3,000만 원으로 크게 뛰었다. 전새얀은 “프로 초반에 ‘억대 연봉’이란 머나먼 꿈 같은 목표였다”면서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조금씩 가까워졌다. 성장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올해 가장 좋았으면 하는 일은 뭘까. 전새얀은 “형식적인 대답일 수 있지만 당연히 팀의 우승”이라고 했다. 그는 “이미 두 번이나 우승해 봤다. 하지만 당시엔 웜업존에서 대기 중이었거나 교체 선수로 잠깐 출전했다”고 했다. 실제로 전세얀은 △2014~15시즌 기업은행에서 챔피언결정전 우승 △2017~18시즌 도로공사에서 통합우승을 경험했다. 그러나 두 차례 모두 코트 밖에 있었다. 전새얀은 “올해는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당당하게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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