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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예 사퇴와 '이대남' 이용법

입력
2022.01.03 18: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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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윤석열(가운데)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신지예씨 영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듣겠다며 중앙당 대학생 위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가운데)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신지예씨 영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듣겠다며 중앙당 대학생 위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신지예 국민의힘 새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이 3일 사퇴했다. 그는 “사퇴하라는 종용이 이어졌다. 이준석 대표의 조롱도 계속됐다. 윤석열 후보의 지지도 하락이 모두 나 때문이라고 한다”고 날 선 말을 남겼다. 이대남과 그 대변자인 이 대표의 압박을 버텨내지 못한 것이다.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며 비판하던 당에 들어간 것 자체를 변절이라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나는 그가 그 안에서 성평등 목소리를 내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했고 지지율 하락의 책임을 뒤집어썼다.

□ 2030 표를 의식한 윤 후보의 뒤집기는 또 있었다. 1일 게임 전문 매체 인터뷰에서 게임이용장애에 질병코드를 부여하는 것에 대해 “사용자 정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게임 진흥과 규제를 적절히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게임은 질병이 아니다”라고 번복했다. 하태경 의원이 인터뷰 내용이 선대위 실무자의 대리 답변이라며 “게이머 정서와 동떨어진 윤석열 선대위의 인식에 유감을 표한다”고 게임 소비자층인 20대 남자의 입장을 대변하자 윤 후보가 수습했다.

□ 게이머 전체를 중독자로 낙인찍는다면 문제지만 치료가 필요한 게임중독자에게는 질병코드화가 도움이 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게임이용장애를 도박 중독과 같은 질병으로 분류했다. 청년들 기분만 생각할 일인지 의아하고 의학적 근거를 따져봤는지도 의문이다. 앞서 윤 후보가 N번방 방지법이 검열이라며 재개정 입장을 밝힌 것도 별 근거 없이 남초 커뮤니티의 막연한 주장을 수용한 것에 가깝다. 여기서 신씨 영입이 진짜 뭐가 문제인지 따져보자고 한다면 너무 무리일까.

□ 정치가 청년층의 요구에 귀 기울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비극적이게도 진정 청년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관심 있는 정치인이 아니라 기분만 맞춰 표를 얻겠다는 정치인이 득세하고 있다. 윤 후보만큼 노골적이진 않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역시 페미니즘 유튜브 채널이라며 인터뷰를 취소하는 등 이대남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이를 정치인들은 ‘선거전략’이라 부르지만 사실은 청년을 이용하는 ‘나쁜 정치’다.

김희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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