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만 하라" 전권 쥔 김종인… 윤석열 '꼭두각시'로 비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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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만 하라" 전권 쥔 김종인… 윤석열 '꼭두각시'로 비칠 수도

입력
2022.01.0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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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위 개편 발표 "후보와 논의 안 했다"
실수 막는다지만 후보 경쟁력 가리기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일 오전 갑작스럽게 이후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로 들어오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김종인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의 '엇박자 동행'이 새로운 리스크로 떠올랐다. 김 총괄위원장이 윤 후보와 충분한 사전 논의 없이 선대위 개편을 예고하고, "연기만 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청하면서다. 김 총괄위원장의 지휘 하에 지지율 하락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취지이지만, 강한 '그립'(장악력)을 지나치게 행사할 경우 윤 후보의 경쟁력까지 가리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종인 "윤석열, 해준 대로만 연기하라"

김 총괄위원장은 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 후보에게 '내가 당신의 비서실장 노릇을 선거 때까지 하겠다'고 얘기했다"며 "'후보도 태도를 바꿔 우리가 해준 대로만 연기를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이어 "선대위에서 해주는 대로 연기만 잘할 것 같으면 선거는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의총 후 취재진과 만나 '연기 요구'와 관련한 질문에 "(윤 후보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얘기를 하면 선거를 끌고 갈 수 없다"며 "정치를 한 지 얼마 안 된 분이라 상당히 미숙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실수하지 않도록 하는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이는 '윤 후보가 연기하지 않으면 국민 정서에 맞는 발언을 하지 못한다'고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질 부족에 이어 '꼭두각시 논란'까지 부른 셈이 됐다.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선대위 개편을 두고는 '윤석열 패싱' 논란도 나왔다. 김 총괄위원장은 이날 오전 선대위 전면 개편 의사를 밝혔다. 이후 윤 후보와의 사전 교감 여부에 대해 "반드시 후보한테 얘기를 들어봐야 하면 총괄선대위원장이라는 위치 자체가 아무 의미가 없다"고 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도 "윤 후보에게 선대위 개편과 관련해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선대위 개편도 '패싱'... 그립 더 강하게 쥔다

김 총괄위원장은 이후 취재진과 만나 "사전에 내가 의논을 안 했다"며 '패싱'을 인정했다. 이날 밤 TV조선에 출연해 "(윤 후보가) 조금 섭섭하다고 말씀하시는데 후보를 위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후보 의지와 별개로 중대 결정을 혼자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과시한 것이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이날 오후 "선대위 쇄신을 위해 상임선대위원장, 공동선대위원장, 총괄본부장을 비롯해 새시대준비위원장까지 모두가 후보에게 일괄하여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면 쇄신을 알렸다. 김 총괄위원장은 처음에는 명단에 포함됐으나 이후 홀로 사의 표명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로써 김 총괄위원장은 모두가 사의를 표명한 선대위에서 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김 총괄위원장의 '단독 드리블'에 우려도 적지 않다.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이라지만, 유권자들에게 국가 지도자가 될 대선후보가 꼭두각시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총괄위원장이 내민 비밀병기는 준비 안 되고 정치 경험 없는 윤 후보가 철저하게 연기를 하라는 것"이라며 "윤 후보의 부족한 실력은 들통났다"며 즉각 공세 소재로 삼았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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