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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 반복’ 제주 트램 재등장… 찬반 논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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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 반복’ 제주 트램 재등장… 찬반 논란 불가피

입력
2022.01.03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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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 포함
3,641억 투입 18㎞ 구간 건설 계획
경제성 이유 등으로 두 차례나 불발
도민 공감대·재원 확보 등 난관 많아

경기도 의정부경전철.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기도 의정부경전철. 한국일보 자료사진



제주도가 ‘트램’(Tram) 도입 계획을 공식화했다. 그동안 경제적 타당성 때문에 두 차례나 찬반 갈등만 일으키고 물거품으로 끝난 트램 도입 계획을 도가 재추진키로 하면서 해묵은 논란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도는 제주 미래 10년을 담은 제주도 최상위 법정계획인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2022~2031년)’을 확정하고 올해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3차 종합계획은 4대 목표, 8대 추진전략, 120개 전략별 사업, 18개 핵심사업으로 구성했다.

이번 계획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8개 핵심사업 중 하나인 3,641억 원 규모의 ‘제주트램’ 사업이다. 도는 제주신도심(신제주)~제주공항~원도심~제주항을 연결하는 약 18㎞ 구간에 신교통수단인 ‘트램’을 도입키로 했다. 노선은 단기와 장기 노선으로 구분해 추진한다. 단기 노선은 제주공항~원도심~제주항을 연결하는 약 6㎞ 구간이며, 사업비 1,298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28년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장기 노선은 제주항과 신제주를 연결하는 약 12㎞ 구간이다. 사업비는 2,333억 원이며, 2028년 이후 추진한다. 사업주체는 제주도와 (가칭)제주교통공사 또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맡는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JDC는 지난해 1월 발표한 ‘제주형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JDC 미래전략 수립 용역’에 수소전기트램 도입 계획을 포함시킨바 있다.

도는 트램 도입으로 원도심~신도심~제주공항과 제주항을 연결해 침체된 원도심을 활성화하고, 제주시 전 도심의 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도민의 대중교통 편리성, 교통약자 친화성, 관광객의 도심 이동성 증진 등 교통복지가 향상되고, 차량운행 감소에 따른 대기오염 저감, 탄소감축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도의 트램 도입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앞서 트램 도입 논의가 이미 두 차례나 실패로 끝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2010년 우근민 전 제주지사가 공약 사업으로 트램 도입을 적극 추진했다. 하지만 당시 '신교통수단 타당성 검토 용역'에서는 트램을 설치하는데 드는 초기 비용이 최소 1,000억 원에서 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토지 보상을 더하면 천문학적 예산 투입이 우려돼 찬반 논란이 빚어졌고, 결국 도민 여론이 악화되자 2년 만에 트램 도입 공약을 공식적으로 파기했다.

2016년엔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제주교통 혁신계획’을 발표하면서 트램, 모노레일 등 신교통수단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다시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4년 전과 마찬가지로 경제적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도입 계획은 다시 보류됐다. 트램 도입 투자 비용이 10㎞ 노선 기준 약 4,000억 원에 달하고, 지가 상승 등으로 현실적으로 도입이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이번 트램 도입 논의도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트램과 비슷한 형태의 교통수단인 경전철은 이미 다른 지역에선 막대한 적자로 골칫거리가 됐다. 이번 도의 트램 사업도 총 사업비가 3,641억 원에 이르고, 건설비의 약 50%인 1,815억 원에 달하는 국비 확보 방안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초기 투자 비용과 유지비가 만만치 않아 도민 공감대를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어서 향후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도는 이번 3차 종합계획에 트램 사업 외에도 핵심사업으로 △스마트 혁신도시 조성(1조3,000억 원) △배움과 삶이 함께하는 글로벌 교육특화도시 조성(1조8,820억 원) △제주형 혁신 물류단지 조성(3,699억 원) △외곽 순환도로 및 스마트 환승 허브 구축(1조2,334억 원) △해양 및 산림치유자원을 활용한 제주휴양치유센터 조성(648억 원) △제주 푸드 아일랜드(Jeju Food Island) 조성(4,436억 원) 등을 제시했다.

도는 올해부터 2031년까지 10년간 120개 전략별 사업에 10조5,969억 원, 18개 핵심사업에 9조8,196억 원 등 총 20조4,165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투자 재원별로는 민자 7조9,562억 원(39.0%), 국비 6조9,641억 원(34.1%), 도비 5조4,962억 원(26.9%)이다.

도 관계자는 “올해부터 본격 시행되는 3차 종합계획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과제별 담당 공무원·연구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 과제관리단'을 구성·운영해 시행계획을 수립,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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