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런 등 '오세훈 예산' 삭감됐지만 추진 시동
'박원순 예산' 민간위탁 사업 삭감 뒤 일부 복원
44조 원 규모의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이 31일 밤 서울시의회를 통과했다. 막판까지 쟁점이 됐던 TBS 출연금과 오세훈 서울시장 핵심공약인 안심소득 예산을 두고 서울시와 시의회가 극적으로 접점을 찾아 해를 넘기지 않고 예산안을 처리했다.
서울시의회는 이날 밤 본회의를 열고 44조2,2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수정안을 의결했다. 재석 의원 77명 중 찬성 65명, 반대 10명,기권 2명으로 가결됐다.
최대 쟁점이었던 TBS 출연금은 올해보다 55억 원 삭감된 320억 원으로 편성됐다. 당초 서울시는 252억 원을 제시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한 시의회가 원안보다 인상을 고수하면서 320억 원 수준에서 최종 합의됐다. 오 시장 핵심 공약인 안심소득 사업과 관련해선 시에서 제시한 74억 원에서 절반 이상 줄어든 35억 원이 편성됐다. 박원순 전 시장이 관심을 쏟았던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운영 등 민간위탁 및 보조금 사업은 서울시가 832억 원을 삭감했으나, 이 중 200억 원가량이 복원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소상공인 생존지원금은 시가 최종 제안한 7,998억 원이 편성됐다. 서울시는 당초 5,400억 원을 제안했으나, 시의회 요구로 2,300억 원을 추가했다. 시는 추가로 편성할 2,300억 원 중 2,000억 원은 지방채 발행을 통해, 나머지 300억 원은 예비비를 조달해 추가 편성할 예정이다.
오 시장의 역점 사업 예산도 원안보다 대폭 삭감됐다. 서울형 헬스케어 시범사업 '온서울 건강온' 예산은 60억8,000만 원에서 35억 원으로 25억8,000만 원 삭감됐고, 온라인 교육 플랫폼 '서울런' 관련 예산도 168억 원에서 35억 원 깎인 133억원으로 편성됐다.
청년들에게 1인당 연간 10만 원의 대중교통비를 지원하는 청년 대중교통 지원비도 원안보다 75억 원 줄어든 78억 원으로 정해졌다. 서울시의회가 증액을 요구한 혁신교육지구 예산은 65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증액됐다.
이날 오후까지 민주당 시의원들은 TBS 출연금과 안심소득 예산 등을 놓고 내부 합의에 이르지 못해, 예산안 처리가 해를 넘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자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인호 시의회 의장이 직접 만나 합의를 이끌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예산안 통과 이후 "2022년도 예산은 시민들의 일상을 보살피는 동시에 민생 경제의 상처를 치유하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데 소중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시민 세금으로 마련된 귀중한 재원이 서울 경제의 도약과 성장에 일조하도록 시의회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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