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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푸틴 팽팽한 기싸움… "우크라 침공 시 단호 대응" vs "서방의 제재 큰 실수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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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푸틴 팽팽한 기싸움… "우크라 침공 시 단호 대응" vs "서방의 제재 큰 실수 될 것"

입력
2021.12.31 09:46
수정
2021.12.3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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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정상 50분간 전화 통화서 긴장 '팽팽'
다음 달 10일 실무 회담 '모멘텀' 형성 평가도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AFP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 간 군사 긴장이 연일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양국 정상이 다시 한번 대화에 나섰다. 이달 들어 벌써 두 번째 통화다. 그러나 갈등 완화의 실마리를 마련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양국 간 긴장 수위는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러시아 역시 “서방의 제재가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라고 팽팽히 맞섰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과 러시아 크렘린궁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35분부터 4시 25분까지 약 50분간 통화했다. 지난 7일 화상 정상회담 이후 23일 만에 또다시 대화를 나눈 셈이다. 두 정상의 통화는 일촉즉발의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이뤄졌다. 그러나 이날 두 사람은 시작부터 팽팽한 기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부와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병력에 강한 우려를 표하며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두 정상 간 통화가 끝난 뒤 “대통령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관련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며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면 미국과 동맹 및 파트너들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내년 초부터 미ㆍ러 양자 간 전략 안정 대화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및 러시아 간 협의,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러시아 간 대화 등 외교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이 같은 대화의 ‘실질적 진전’은 긴장 고조보다는 완화 환경에서만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침공 우려를 일축하면서도 나토의 동진 금지 등 러시아가 요구한 안전보장안을 수용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 등 서방의 제재가 이뤄질 경우 양국 관계가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외교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제재 조치는 러시아와 서방국 관계의 완전한 단절을 초래할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두 정상의 잇따른 ‘경고성 발언’에도 양측이 다음 달 열리는 실무 협상을 앞두고 협상의 모멘텀을 살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이번 통화가 향후 회담을 위한 ‘좋은 배경’을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 역시 “미ㆍ러 회담 윤곽을 더 정확하게 할 결정이라고 양국 정상이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다음 달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 외무차관이 각각 참석한 가운데 실무협상을 벌인다. 12일에는 나토와 러시아, 13일에는 OSCE와 러시아의 연쇄 협상이 이어진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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