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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31일 0시 석방… 병실서 사면·복권장 직접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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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31일 0시 석방… 병실서 사면·복권장 직접 수령

입력
2021.12.30 22:33
수정
2021.12.31 00:11
0 0

계호 인력 철수하며 사면 절차 마무리
옥중서간록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출간
지지자들 병원 앞서 환영 집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하루 앞둔 30일 밤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앞에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축하하기 위해 지지자들이 모이고 있다. 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하루 앞둔 30일 밤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앞에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축하하기 위해 지지자들이 모이고 있다. 뉴스1

신년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오전 0시에 석방됐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지난 2017년 3월 31일에 구속된 지 4년 9개월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석방 이후에도 당분간 병원에 입원한 채 치료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사면의 효력이 발생하는 이날 0시께 박 전 대통령이 현재 입원 중인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사면 절차를 진행했다.

박 전 대통령이 수감돼 있던 서울구치소의 유태오 소장 등 관계자들이 박 전 대통령이 입원 중인 병실을 찾아 A4 용지 1장 분량의 '사면·복권장'을 전달했고, 박 전 대통령이 이를 직접 수령했다.이 사면·복권장은 법무부와 대검찰청, 서울구치소를 거쳐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사면·복권장에는 박 전 대통령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 죄명, 형명과 형기 등이 적혔다. 또 '위 사람에 대하여 사면법 제5조의 규정에 따라 형의 선고의 효력을 상실하는 동시에 복권하는 대통령의 명령이 있으므로 이에 사면·복권장을 발부함'이라는 문구와 함께 효력 일자 및 법무부 장관 직인이 찍혀 있다.

교정 당국은 병실에 상주하던 3∼4명의 계호 인력을 병원 밖으로 철수하도록 하면서 사면 절차를 마무리했다. 앞서 서울구치소 수감 생활 중 건강이 나빠진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당분간 병원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지난달 입원했을 때만 해도 4주 정도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호전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이에 내년 2월 초까지는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소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옥중서간록 출간

30일 서울 시내 한 대형 서점에서 한 시민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서전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를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서울 시내 한 대형 서점에서 한 시민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서전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를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별도의 메시지는 내지 않았다. 정치권은 박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된 이후 어떤 정치적 발언을 할지 주목해 왔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터라 박 전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보수진영 표심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사면 결정 직후 입장 발표를 한 만큼, 석방 시점 전후로는 대통령님의 입장 발표나 메시지 전달은 없다"고 전했다.

다만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간록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가 출간됐다. 박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이 주고받은 편지를 유 변호사가 엮은 것으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출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책에서 "사심을 갖고, 누구를 위해 이권을 챙겨주는 그런 추한 일은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근혜 입원한 병원 에워싼 지지자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하루 앞둔 30일 지지자들이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앞에 박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하는 화환을 정리하고 있다. 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하루 앞둔 30일 지지자들이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앞에 박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하는 화환을 정리하고 있다. 뉴스1

보수단체들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삼성병원 앞에서 집회를 열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병원 앞은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보낸 700여 개의 화환으로 가득했다. 병원 정문 맞은편에는 버스 정류장을 가릴 정도의 '불법 탄핵'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도 걸렸다. 지지자들은 병원 주위를 에워싸고 곳곳에서 석방 환영 집회를 벌였다. 구국총연맹 회원 20여 명과 우리공화당 당원 100여 명은 병원 정문 건너편에 모여 "박근혜 대통령을 응원한다"고 외쳤다. 태극기국민혁명운동본부는 오후 10시 병원 후문에 모였고, 석방운동본부는 병원 정문 옆에서 밤새 집회를 벌였다.

그러나 이날 집회로 일부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했고, 곳곳에선 실랑이까지 벌어졌다. 삼성병원에서 근무하는 이모(25)씨는 "지지자들이 모여 있어 근무하는 데 신경이 쓰이고 너무 시끄럽다"며 "박 전 대통령이 입원할 때 병원에 들어오려는 지지자들을 막느라 애먹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올해 1월 국정농단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 원, 추징금 35억 원을 확정받았다. 2018년 11월에는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공천 불법 개입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돼 총 22년을 복역해야 했다. 다만 이번 조치로 남은 17년 3개월형은 면제 받는다.


류호 기자
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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