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파'를 비웃고 역대급 '돈 잔치'가 벌어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폐장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 '대어' 박병호(35)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겨울 FA 계약 총액은 무려 937억 원으로 2016년의 766억2,000만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제 남은 FA는 박병호와 정훈, 허도환이다. 3명의 계약 총액이 63억 원을 넘으면 사상 처음으로 FA 계약 총액 1,000억 원을 돌파한다.
이 중 '국민 거포' 박병호의 계약은 마지막 관전 포인트다. 키움 구단은 박병호와 협상 중이라고 밝혔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KT가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숭용 KT 단장은 "이번 주 안에 외부 FA 영입 결판을 낼 것"이라며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박병호는 명실공히 이승엽의 뒤를 잇는 역대급 홈런타자지만 에이징 커브로 인한 최근 부진, 적지 않은 나이로 이번 시장에서 한발 밀려났다. 그러나 전성기 때보다는 떨어졌지만, 시즌 20개 이상의 홈런을 칠 수 있는 수준급 장타력을 유지하고 있다. 2021시즌에도 타율은 0.227에 그쳤지만, 8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
관건은 계약 규모다. 올해 연봉 15억 원인 박병호는 FA C등급으로 원소속팀인 키움 외의 구단이 계약을 맺으면 보상금 22억5,000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박병호의 예상 몸값 규모를 40억 원대라고 했을 때 그를 영입하는 구단은 총 60억 원이 넘는 실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KT가 가능성을 열어 둔 건 은퇴한 유한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KT가 창단 첫 통합우승을 하기까지는 유한준과 박경수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신구조화의 중요성을 몸소 느낀 KT가 베테랑 박병호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이유다. 박병호가 벤치에서 후배들을 이끌고,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만으로 값어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박병호는 키움을 일으킨 일등공신이다. 2011년 LG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이듬해부터 2015시즌까지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며 키움(전신 히어로즈)이 강팀으로 도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6~2017년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에서 뛰고 복귀한 2018시즌에도 43홈런으로 홈런 2위, 2019시즌에는 33홈런으로 5번째 홈런왕에 오르며 키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과연 KT와 박병호가 합의에 이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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