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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이면 상하이 타격”...중국이 ‘쿠바 미사일 사태’ 들먹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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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이면 상하이 타격”...중국이 ‘쿠바 미사일 사태’ 들먹인 이유

입력
2021.12.27 14:15
수정
2021.12.27 16:47
17면
0 0

일본, 대만과 200㎞ 떨어진 이시가키섬에
내년 미사일기지 가동, 中 주요도시 표적
상하이는 5분, 광저우 6분이면 타격 가능
中, “쿠바 미사일사태 맞먹는 전략적 위협”

2012년 4월 일본 자위대가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대비,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섬에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을 설치해 대기하고 있다. 이시가키=AP 연합뉴스

2012년 4월 일본 자위대가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대비,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섬에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을 설치해 대기하고 있다. 이시가키=AP 연합뉴스


일본이 내년 오키나와 열도에 완성할 미사일기지를 향해 중국이 이를 갈고 있다. “중국 최대 도시 상하이를 5분 만에 타격할 거리”라며 “제2의 쿠바 미사일 사태를 조장하려는 심산이냐”고 따져 물었다. 가뜩이나 틀어진 중일 관계에 악재가 겹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환구시보는 27일 “일본이 오키나와 열도 서남단 이시가키섬에 건설 중인 미사일기지가 거의 완공돼 내년 병력 주둔을 앞두고 있다”며 “동중국해 난세이 제도에 대중 방어태세를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시가키는 면적 226㎢로 안면도의 두 배가량 크기다. 4만 명의 주민이 어업과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

중국은 일본이 군사기지로 만들려는 이 섬의 위치가 “괴상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시가키는 일본보다 대만에 더 가까이 붙어 있다. 오키나와에서 380㎞ 떨어진 반면, 대만과는 정동쪽으로 불과 200㎞ 거리다. 중국이 2035년까지 건설하겠다고 밝힌 남부 푸젠성 푸저우에서 대만 수도 타이베이를 잇는 고속철 구간(250㎞)보다 짧다. 일본과 중국의 영유권 분쟁이 한창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는 북쪽으로 고작 150㎞ 떨어져 있다. 일본이 중국과 군사력으로 맞붙는 최전선에 마치 ‘비수’인 양 자리 잡은 요충지인 셈이다. 또한 중국이 대만해협을 건너 대만섬 측면으로 상륙할 경우 일본이 옆에서 겨누고 있다면 중국은 훨씬 큰 손실을 감당할 수밖에 없다. 일본은 이시가키에 500~600명의 병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그래픽=김문중기자

그래픽=김문중기자


중국이 더 발끈하는 건 일본이 단순히 경비병력 주둔이 아닌 공격용 무기인 미사일기지를 건설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갈수록 밀착하는 일본이 이곳에 주일미군의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배치할 수도 있다. 텅쉰왕은 “일본 정치인들이 실성해 그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중국에 끼치는 악영향과 전략적 위협은 냉전시절 쿠바 미사일 사태 위기 못지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1962년 미국과 거리가 200㎞도 채 안 되는 쿠바에 소련이 미사일 배치를 시도하자 미국이 해상봉쇄로 맞서면서 양국이 핵전쟁 위협으로 치달은 최악의 사례를 거론한 것이다.

특히 본토 주요 도시가 미사일 사정권에 포함된다는 점이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이시가키섬에서 상하이는 800㎞, 남부 광저우는 1,000㎞ 떨어져 있다. 이에 중국 매체들은 “중거리미사일을 쏘면 상하이는 5분, 광저우는 6분 만에 타격 가능하다”면서 “중국 동부와 동남부지역의 핵심부분 전체가 사실상 적의 위협 아래 놓여 머리에 날카로운 칼을 들이댄 격”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이 태평양 진출을 위해 반드시 뚫어야 하는 일본~대만~필리핀에 걸친 ‘제1열도선’을 따라 일본이 속속 미사일기지를 건설하는 것도 부담이다. 이시가키는 아마미오섬, 오키나와, 미야코섬에 이어 일본이 제1열도선 인근에 구축하는 네 번째 미사일기지다. 마치 중국의 길목을 차단하려 곳곳에 보초를 세워 압박하는 형태로 해양 방어선을 형성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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