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민간 부문 종사자 임금 4.6% 증가
화이트칼라 임금 상승폭 18년 만에 최고치
'임금 상승→인플레→임금 추가 상승' 경고
미국 소프트웨어업체 코더패드는 내년 전 직원에게 임금의 10%를 인상해주기로 결정했다. 이 업체 최고경영자인 아만다 리차드슨은 “임금을 올리지 않으면 다른 경쟁업체에 인재를 빼앗길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이 회사 직원인 베스 클렘은 “물가 상승을 고려하면 임금의 10%는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면서 미국 화이트칼라 근로자의 임금도 크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개선되면서 물가가 오른 데다, 구인난까지 겹치면서 기존 근로자에 대한 대우를 높이려는 기업들이 늘어난 결과다.
26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연방정부 노동부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전체 민간 부문 종사자 임금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는 소매ㆍ서비스업 분야의 임금 상승폭이 7% 가까이 상승해 가장 많이 올랐다. 대표적인 화이트칼라 직종인 관리ㆍ경영ㆍ금융 분야 임금 상승폭은 같은 기간 3.9% 상승했다. 이는 평균치보다는 낮지만 해당 분야만 놓고 보면 2003년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임금 상승을 견인한 것은 물가 상승 영향이 컸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1982년 이래 최대인 6.8%를 기록했다. 소비자 수요가 늘면서 에너지 가격과 식료품비, 의료 서비스와 주택 임대료 등이 일제히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WSJ는 “물가 상승으로 임금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임금 상승에 대한 요구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노동력 부족도 임금 상승을 부추겼다. 지난달 미국 실업률은 21개월 만에 가장 낮은 4.2%였다. 경기 회복으로 미국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면서 인재 유치 경쟁이 치열해졌다. 그러면서 기존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 임금을 올려준 기업들도 많았다. 미국 컨설팅회사 존슨어소시에이츠의 앨런 존슨 이사는 “코로나19 여파로 고용을 줄였으나 경기가 좋아지면서 직원들의 업무량이 늘어났다”며 “가중된 업무와 스트레스에 대한 직원들의 보상 요구가 높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임금 상승이 각 기업들의 비용 증가를 가져와 다시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또다시 임금 추가 인상을 부르는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WSJ는 “통상 고용시장의 수요 공급에 따라 임금 수준이 정해지는데, 여기에 물가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임금 상승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며 “물가 상승이 임금 상승의 실질적 효과를 상쇄하게 되면 근로자들은 더 많은 임금을 원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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