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령 기아나 쿠루 우주기지서 25일 발사
6개월여 궤도 진입·미세조정 절차 남아
“향후 10년의 우주과학 관측이 개봉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ㆍ나사)
우주의 탄생 기원을 밝히기 위한 인류의 발걸음이 또 한 발짝 나아갔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25일(현지시간)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제 궤도에 안착하는 등 준비과정을 거치고 6개월 후에는 지구에 우주의 속살을 송신할 계획이다.
JWST를 실은 아리안5호 로켓이 이날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유럽우주국(ESA) 쿠루 우주발사기지에서 발사됐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전했다. JWST는 발사 27분쯤 후 아리안5호에서 분리됐고, 지구 중력에서 벗어난 뒤 태양광 패널을 스스로 펼치기 시작했다. JWST는 앞으로 테니스장 크기(21×14m)의 태양광 차광막과 지름 6.5m의 주경을 펼치는 등 약 2주에 걸쳐 우주 전개를 진행하며, 이후 2주간 더 비행해 한 달 뒤 지구와 태양이 중력 균형을 이루는 약 150만㎞ 밖 제2라그랑주점(L2) 궤도에 진입한다. 이곳에서 궤도를 돌며 주경을 구성하는 18개의 육각형 거울이 하나처럼 움직이도록 미세조정하고, 시험 관측으로 근적외선카메라(NIRCam)를 비롯한 과학 장비를 정밀하게 점검하는 과정을 거쳐 약 6개월 뒤부터 본격적인 관측을 시작해 포착한 이미지를 지구로 보낼 예정이다.
JWST는 △최초의 별과 은하 관측 △은하의 형성과 진화 연구 △별과 행성계의 형성 연구 △행성계와 생명의 기원 연구라는 네 가지 목적을 가진다. 이를 위해 현재 우주망원경이 관측할 수 없거나 관측이 어려운 천체를 관측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모든 단계의 은하를 관측하고 비교함으로써 은하의 형성과 진화를 이해하고 은하의 분포를 파악해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실체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 외계행성 대기의 구성 성분을 분석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행성인지도 파악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먼 우주를 통해 약 138억 년 전 빅뱅 직후 우주 형성 초기에 일어났던 현상을 관측하는 것이 목표다. 허블 망원경이 주로 가시광선을 관찰할 수 있는 것에 비해 JWST는 주로 적외선을 관측한다. 허블 망원경보다 성능이 100배 이상 뛰어나다는 평가다.
JWST 개발에는 미국항공우주국(NASAㆍ나사)과 ESA, 캐나다우주국(CSA) 등이 참여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웹 망원경은 우리를 우주가 시작하는 바로 그 시점으로 데려갈 타임머신”이라며 발사 성공을 축하했다. 토머스 주부첸 나사 과학자 대표는 “올해가 진정한 크리스마스”라며 망원경 발사 성공 소감을 남겼다. 요제프 아슈바허 ESA 소장은 “JWST를 매우 정확하게 궤도에 진입시켰다”며 “아리안5호가 아주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발사 성공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JWST는 우리가 큰 꿈을 꿀 때 그것을 이룰 수 있다는 빛나는 사례”라며 “이 프로젝트는 위험한 도전일 수 있었지만 큰 보상은 위험과 함께 오는 것”이라고 치하했다.
한편 JWST는 개발에만 25년이 걸렸다. 1989년 첫 개념이 제시된 후 발사까지는 32년이 걸린 셈이다. 제작비로는 약 110억 달러(약 13조 원)가 투입됐다. 당초 10억 달러를 투입해 2000년대 후반 발사를 목표로 했지만 기술개발 차질과 예산 부족으로 일정이 10여 년 늦어졌고 비용도 10여 배 껑충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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