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갱년기 관리가 향후 30년 건강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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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갱년기 관리가 향후 30년 건강 좌우한다"

입력
2021.12.24 20:22
수정
2021.12.25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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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 여성, 건강기능식품보다 호르몬 치료가 효과

우리나라 여성의 폐경 나이는 만 49.9세인데 보통 3, 4년 전부터 폐경이행기가 시작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여성은 50세 전후가 되면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면서 생리가 멈추고 생식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폐경 후 1년 정도를 '갱년기(폐경 이행기)'라고 한다. 국내 여성의 평균 폐경 나이는 만 49.9세(2020년 기준)다.

최세경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국내 여성의 기대수명이 평균 86.3세임을 감안하면 50세 전후에 찾아오는 갱년기는 이후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갱년기에 제대로 된 건강 관리가 삶의 질을 30년 이상 좌우한다”고 했다.

◇여성호르몬 줄어 다양한 증상 나타나

여성이 갱년기가 되면 여성호르몬이 감소해 정신ㆍ신체적으로 다양한 변화가 생기고 질병에도 노출되기 쉽다. 이같은 갱년기 증상은 2~3년 정도에 그치지 않고 평균 7.5년 정도 나타나고, 85세가 돼도 10% 정도가 고생한다.

먼저 생리가 불규칙해지고 양도 일정치 않게 되며 결국 폐경에 이르게 된다. 주름살이 부쩍 늘고 질(膣)도 건조해진다. 성관계 시 통증이 커지면서 부부관계도 뜸해진다. 신경이 예민해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을 내고, 기억력ㆍ집중력도 떨어진다. 또 자신감을 잃고 우울해하기 쉽다.

또한 50세를 기점으로 여러 질병이 도미노처럼 발생한다. 폐경 초기엔 여성의 75%가 열성 홍조와 야간 발한을 겪는다. 50대 중반엔 급격한 기분 변화, 기억력 감퇴, 성기능장애 등을 겪다가 후반엔 골다공증ㆍ심혈관 질환ㆍ치매 등을 겪을 수 있다.

우선 갱년기가 되면 갑자기 가슴부터 시작해 목·얼굴·팔에서 오한과 발한을 경험한다.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뇌 속에 온도를 조절하는 중추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뜨겁고 자극적인 음식, 술, 높은 실내 온도, 두꺼운 이불 등을 피한다. 더불어 시력이 점차 흐려지고 안구가 쉽게 건조해진다.

또한 아무런 이유 없이 우울한 기분이 지속된다. 특히 이 시기는 자녀가 집을 떠나는 시기와 맞물려 더 심해지는데 미리 갱년기 증상에 대해 가족과 이야기하고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또 기억력이 떨어져 자주 깜박하는 일이 생긴다. 이는 사람의 인지·기억 능력을 담당하는 뇌 해마 부위에 많은 여성호르몬 수용체가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지면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냉장고에 메모지를 붙이는 등 떨어지는 기억력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폐경으로 여성호르몬이 줄어들면 혈압도 올라가 중년 여성 고혈압 환자가 크게 증가한다. 손일석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은 혈관 확장 효과가 있는데 폐경으로 호르몬이 줄면 그 효과도 감소돼 상대적으로 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압이 올라간다”고 했다.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어들면 또한 질과 요로계도 영향을 받는다. 질 점막이 얇아지고 건조해지며 탄력성을 잃고 위축된다. 여성호르몬 부족이 계속되면 질은 더욱 건조해져 성관계 시 통증이 생기고 손상되거나 감염되기 쉬운 상태가 돼 자연히 부부관계를 피하게 된다.

아울러 폐경 후에는 여성호르몬 감소로 요로 상피가 얇아지고 탄력성이 감소되며 방광을 지지하는 조직의 이완으로 방광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소변을 자주 보게 되고 밤에도 여러 번 일어나 화장실을 찾게 된다.

또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나오는 긴장성 요실금이 나타나고 요도염이나 방광염에 쉽게 노출된다. 요실금은 평소 케겔 운동으로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소변을 보다가 멈춘 듯 골반 근육을 10초간 수축, 10초간 이완하는 운동을 반복적으로 시행한다. 이 밖에 갱년기 여성은 근육 감소ㆍ심혈관 질환ㆍ골다공증ㆍ치매 등도 주의해야 한다.

◇여성호르몬 치료, 안전ㆍ효과 입증돼

여성 갱년기는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면서 발생하는 만큼 부족해진 여성호르몬을 보충하는 치료를 진행한다.

갱년기 증상은 난소 기능 소실로 인해 여성호르몬이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아 발생하기에 약물로 만들어진 여성호르몬을 외부에서 보충하는 ‘호르몬 대체 요법(Hormone Replacement Therapy·HRT)'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호르몬 대체 요법을 쓰면 안면 홍조ㆍ발한ㆍ수면장애 등이 어느 정도 호전된다.

김수미 대전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가장 이상적인 치료 시기는 폐경이 임박한 시기이면서 갱년기 증상이 나타날 때나 폐경 초기”라며 “여러 종류의 치료제가 판매되고 있는데 대개 1판에 28알의 약물이 들어 있어 하루에 1알씩 정해진 시간에 복용하면 된다”고 했다.

여성호르몬 제제는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가 가장 좋다. 신정호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비가 오는데 우산을 썼다가 그만뒀다가를 반복하면 결국 비에 젖게 되는 것으로 '우산 효과'라고 하는데 이처럼 여성호르몬 치료를 중간에 끊으면 이같은 효과가 나타난다"고 했다.

갱년기 시작 시점부터 호르몬제를 복용한 여성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면 대장암 발병도 줄어들며 자궁내막암도 황체호르몬 복합 제제를 먹으면 감소한다.

김수미 교수는 “여성호르몬 치료를 하면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등 여러 얘기가 있지만 여성호르몬을 사용하는 사람에게서 발병하는 유방암은 대개 조기이며 악성 등급이 낮아 자연적으로 유방암이 발생한 환자보다 사망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김 교수는 “게다가 한국 여성의 유방암 발생 빈도는 미국의 5분의 1 정도며 이 중에서도 3분의 2 정도는 폐경 전에 발생하므로 유방암 병력, 가족력이 없는 사람은 매년 유방암 검진을 받으면 약물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폐경기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건강기능식품을 먹는 여성이 적지 않다.

김탁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건강기능식품 섭취는 폐경기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데 도움 줄 수는 있지만 만성질환 위험 증가 등 여성호르몬 저하로 인한 질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김 교수는 “호르몬 치료는 매우 안전한 치료법이고 일찍 시작할수록 이득이 크므로 폐경기 증상이 고민될 때는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해 자신의 상태에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신정호 교수는 "(승마, 이소플라본, 레드클로버 등 생약 추출물을 주성분으로 한) 식물성 에스트로겐 성분이 60세 이전 폐경 환자의 갱년기 증상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MHT의 효과를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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