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통해 복귀 구본환 사장 각자대표 요구
경영진·노조는 구 사장 업무 복귀 반대 표명
사무실 연봉 지급만 결정… 내년 4월까지 혼선
해임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뒤 복직하기로 한 구본환 제8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김경욱 9대 사장을 상대로 실질적 권한과 직무를 공식 요구하면서 공사 내부에서 '경영 혼선'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공사 경영진과 노동조합이 지난 22일 구 사장의 경영 참여에 반대 입장을 표시한 데 이어, 공사 처장단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구 사장이 요구한 '각자대표' 체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처장단은 입장문에서 "각자대표 체제에서 예상되는 의사 결정 불일치와 혼선에 대해 심히 우려를 표명한다"며 "처장단은 김경욱 사장 (단일 대표) 체제에 함께할 것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구 사장은 앞서 결재나 계약 때 사장 2명의 서명이 필요한 공동대표 체제는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한국일보 통화에서 "공동대표 체제는 효율적이지 않아 바라지 않는다"며 "(사장 2명이) 직무를 분배해 수행하는 각자대표 체제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지난 23일 경영진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경영 참여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사장 직무를 배분해달라"며 재차 복귀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달 7일 해임 처분 집행정지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돼) 8일부로 복귀한 지 2주나 됐는데 (사장 권한 회복이) 진척이 안 됐다"며 "조금이라도 직무를 배분해주고 합의제 의사 결정 기구인 이사회에 참석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구 사장은 "정부가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직고용(하겠다고) 발표하라고 지시해 따랐을 뿐인데 해임해 버리고 사과와 반성이 없었다" "김현미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 정도는 사과를 하셔야 한다" "(김 사장한테서) 큰 상처를 받았다" 등의 말을 쏟아냈다.
구 사장은 지난달 임명권자인 문 대통령을 상대로 한 해임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하고, 이달 초 해임 처분 집행정지 신청도 법원에서 인용돼 복직된 상태다. 일각에선 구 사장이 승소 후 자진 사퇴할 것을 점쳤으나, 그는 "사법부 판결과 결정을 존중한다"며 내년 4월 15일까지 예정된 임기를 채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구 사장이 원하는 각자대표 체제가 실제로 실현될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경영진과 노조가 구 사장의 경영 참여를 반대하는 데다, 김 사장도 직무를 배분할 뜻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한 지붕 두 사장' 체제를 겪은 한국국토정보공사(LX)도 해임 처분 취소 소송에서 이긴 최창학 사장에게 실질적 사장 권한을 주지 않았다.
공사 관계자는 "현재 사무실 마련과 연봉(지난해 기준 2억4,096만 원) 지급 정도가 결정됐다"며 "나머지 부분에 대해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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