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99.8 하락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00 밑돌아
"대출 규제 여파로 대세 하락 판단은 일러"
서울, 경기에 이어 인천마저도 아파트 매수세가 꺾였다. 올해 전국 광역시도 중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올랐던 인천 아파트 매매시장 역시 집값 상승 피로감과 대출 옥죄기 등의 영향을 받아 공급 우위로 전환됐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20일 기준) 인천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101.3)보다 1.5포인트 떨어져 99.8을 기록했다. 인천에서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진 건 지난해 10월 첫째 주(98.7) 이후 약 1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부동산원이 중개업소 설문을 통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0~200까지 지수화한 수급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공급 우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 우위’를 의미한다. 서울과 경기에 이어 인천까지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수도권 전체가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게 됐다.
올 한해 인천 아파트 시장은 서울밖 내 집 마련 수요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발 기대감 등으로 역대급 ‘불장’이 됐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23.87%에 달했다.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37.89%)와 청라국제도시가 위치한 서구(23.93%)가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에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와 집값 고점 인식이 확산되면서 매수 심리가 얼어붙었다. 이번 주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보다 0.03%포인트 하락한 0.10%에 그쳤고, 8개구 중 7개구에서 상승폭이 줄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대출 규제 영향 등으로 거래 활동이 위축되고, 상승폭이 축소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인천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도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기 직전까지 왔다. 이번 주 전세수급지수는 100.5까지 떨어져, 지난해 7월 첫째 주(99.8) 이후 1년 5개월 만에 공급 우위 전환을 앞두고 있다.
인천 서구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 시장은 대출 규제 때문에 집을 사지도, 팔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거래 자체가 적은 편”이라며 “일부 단지에서 신고가 대비 하락 거래가 나오기는 했지만 상승 거래도 많아 대세 하락을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이번 주 93.9로 지난주(95.2)보다 더 내려가 6주 연속 공급 우위 시장을 이어갔다. 경기도 역시 95.1로 하락해 4주째 기준선을 밑돌았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 여파로 내년까지 매수세가 위축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주택 공급 감소 우려, 대통령 선거 변수, 계약갱신청구권 만료에 따른 신규 전세 수요 영향 등이 다시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