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600억 원, 2019년 6400억 원 이어
지난해 1조 원 돌파… IP 활용 바탕으로 성장
'지금 우리 학교는' '안나수마나라' 등도 드라마화 예정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제작돼 인기를 끈 ‘지옥’, ‘스위트홈’, ‘D.P.’, 티빙 ‘유미의 세포들’, ‘술꾼도시여자들’ 등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영향력에 힘입어 K웹툰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 웹툰산업 연 매출액이 1조 원을 돌파했다. 2017년 관련 실태 조사를 시작한 이래 매출 규모가 1조 원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4일 2020년 웹툰산업 실태를 분석한 ‘2021년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와 ‘2021년 웹툰 작가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웹툰 사업체(플랫폼, 에이전시) 67개와 웹툰 작가 7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웹툰산업 매출액 규모는 약 1조538억 원에 달한다. 매출액 중 웹툰 관련 비중은 64.9%로 나타났다. △유료 콘텐츠 매출(61.3%) △해외콘텐츠 매출(12.1%) △출판 매출(6.5%) △2차 저작권 매출(6.0%) △광고 매출(4.7%) 등 순이었다.
국내 웹툰산업 규모는 꾸준히 성장해 왔다. 2017년 3,799억 원, 2018년 4,663억 원, 2019년 6,400억 원에 이어 지난해 1조 원을 넘겼다. 매년 30% 이상 성장을 보였으며 특히 지난해는 전년(6,400억 원) 대비 64.6%나 성장했다. 콘텐츠산업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다. 페이지뷰 역시 337억 뷰로 2019년 329억 뷰에서 8억 뷰가 증가했다. 2020년 신규 작품 수는 2,617건이며 전체 작가 수는 7,407명이다. 최근 1년 이내에 연재 경험이 있는 작가의 연 수입 평균은 5,668만 원으로 전년 대비 828만 원 늘었다. 연중 연재한 작가의 연 수입은 전년보다 658만 원 오른 8,121만 원이었다. 연령대는 30대 이하가 83.9%(20대 이하 32.8%, 30대 51.1%)를 차지했다.
이 같은 성장은 지식재산권(IP) 활용이 바탕이 됐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한국 웹툰은 강풀의 ‘순정만화’에서부터 윤태호 ‘미생’, 주호민 ‘신과 함께’ 등 초창기부터 다양한 작품이 드라마·영화로 제작돼 IP 활용 가능성을 증명했다. 여기에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플랫폼이 등장하며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에서도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OTT를 통해 드라마를 접한 시청자가 원작 웹툰도 찾아보는 구조가 생긴 것이다.
지난달 넷플릭스 공개 첫날 전 세계 1위에 오른 드라마 ‘지옥’은 시리즈 공개 후 원작 웹툰의 주간 평균 조회수가 22배, 주간 평균 유료 결제자수가 14배 증가했다. 2019년 8월 첫 공개된 ‘지옥’은 현재 네이버웹툰 글로벌 서비스를 통해 영어, 일본어, 태국어, 스페인어 등 총 10개 언어로 제공되고 있다. 원작 만화의 판권 역시 미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등 11개 국에 수출됐다. 앞서 카카오웹툰 원작 '경이로운 소문', '이태원클라쓰' 등도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가 공개된 뒤 원작에 대한 관심이 함께 높아진 바 있다.
이 같은 세계 시장의 관심에 힘입어 국내 웹툰 플랫폼 양대산맥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웹툰은 해외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4년 글로벌 진출을 선언한 네이버웹툰은 현재 북미와 일본, 유럽 등 100여 개 국가에서 웹툰 플랫폼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월 세계 최대 규모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6,500억 원에 인수한 데 이어 4월 북미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를 6,000억 원에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북미 콘텐츠 시장 공략에 나섰다.
내년에도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드라마가 다양한 OTT 플랫폼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라 웹툰 IP를 바탕으로 한 제2의 한류 열풍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웹툰 원작의 ‘백수세끼’, ‘내과 박원장’, ‘지금 우리 학교는’, ‘안나수마나라’ 등이 내년 넷플릭스와 티빙 오리지널을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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