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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는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리는 것들을 다시 주워 담는 일"

입력
2022.01.01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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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부문 당선자 김세실

2022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자 김세실

2022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자 김세실


삶의 끝이 밀려올 때 나를 지켜준 문장들. 그 몇 개의 문장들 덕분에 아직 살아있습니다. 도서관의 서가를 헤매다 그 문장들을 만난 건 필연보다는 우연에 가까웠으니 제가 삶을 이어갈 수 있었던 건 분명 운이 좋아서였습니다.

그런데 자꾸 욕심이 생깁니다. 언제까지 운이 따를 수는 없을 텐데. 동화를 읽고 쓰는 일을 계속하고 싶어집니다. 다정한 이야기와 다감한 문장들을 오래 찾아 나서려 합니다. 있는 힘껏 이어가 보겠습니다.

성인이 되어 처음 읽은 동화책을 덮던 때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갑자기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진 것 같기도, 스스로가 실망스럽게 느껴지기도, 응어리가 생긴 듯 어딘가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걸 집에 두고 나온 듯했습니다. 그렇게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기 위해 동화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로부터 두 계절이 지났는데, 여전히 집을 나설 때면 어딘가 불편합니다. 잃어버린 게 무엇인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아마 영영 찾지 못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동화는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리는 것들을 다시 주워 담는 일이니까요. 시간을 더듬어 오래전에 흘린 것들을 찾아 나서는 이 여정에 함께하는 사람이 많아 감사한 마음입니다.

가장 먼저 생애의 절반을 엄마로 살아주었던 정은영 여사에게, 우리를 지탱하는 든든한 기둥인 김현수 대표에게, 배울 점이 많은 내 동생 세린에게. 당신들이 있었기에 제가 살아갈 수 있었다는 무한한 사랑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동화 쓰기의 시작이 되어주신 이송현 선생님, 존재만으로도 삶의 귀감이 되어주시는 정은경 선생님, 가장 닮고 싶은 다정한 어른이신 이준희 선생님, 존경합니다. 부족한 이야기에 손 내밀어 주신 심사위원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희원, 희정, 은정, 주연, 정민, 다정, 은하 그리고 재훈. 우리의 이름을 여기 남겨둘게. 그리고 재석아, 옆 동네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창작에 대해 떠들던 어린 밤을 오래 기억하자. 그게 우리의 시작이자 끝이 될 수 있도록.

△1998년 서울 출생

△중앙대학교 문예창작전공 재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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