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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앞두고 또 인하된 카드수수료...업계는 파업예고에 구조조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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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앞두고 또 인하된 카드수수료...업계는 파업예고에 구조조정까지

입력
2021.12.23 20:3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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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수수료 4700억 낮출 수 있다고 판단
코로나19·내년 대선도 염두에 둔 듯
업계 "수수료 사실상 마이너스" 반발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카드수수료 개편방안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카드수수료 개편방안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카드수수료를 또 낮추기로 결정하면서 연 매출 2억 원인 영세 가맹점은 연 수수료 비용을 58만 원 아낄 수 있게 됐다. 당정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악화, 내년 3월 대선 등을 염두에 두고 카드수수료를 인하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앞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아우성이다. 카드사 노동조합은 총파업을 예고하고, 내년 영업 악화 우려에 일부 카드사가 실시 중인 희망퇴직이 업계 전반으로 퍼질 가능성도 있다.

카드 매출 2억 식당, 연 수수료 58만 원 절감

당정은 23일 발표한 '카드수수료 개편안'을 통해 내년 1월 말부터 3년간 적용할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연 매출액 기준 △3억 원 이하 0.8→0.5% △3억~5억 원 이하 1.3→1.1% △5억~10억 원 이하 1.4→1.25% △10억~30억 원 이하 1.6→1.5%로 인하하기로 했다.

정부는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에 따라 3년마다 카드수수료가 적절한지 적격비용을 산출하고 수수료율을 조정하고 있다. 카드수수료는 과거 세 차례 인하에 이어 또 내려가게 됐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3일 연 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에 대해 신용카드 수수료를 기존 0.8%에서 0.5%로 낮추기로 했다. 연 매출 30억원 이하 카드 가맹점까지 수수료가 떨어져, 전체 가맹점의 96%가 수수료 인하 혜택을 볼 전망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카드 결제하는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3일 연 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에 대해 신용카드 수수료를 기존 0.8%에서 0.5%로 낮추기로 했다. 연 매출 30억원 이하 카드 가맹점까지 수수료가 떨어져, 전체 가맹점의 96%가 수수료 인하 혜택을 볼 전망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카드 결제하는 모습. 연합뉴스

당정은 적격비용 산정 결과, 카드사가 수수료를 4,700억 원가량 더 낮출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저금리에 따른 조달비용 감소 △비대면 영업확대로 인한 인건비·영업비용 감소 등을 감안하면 카드사 사정이 아직 넉넉하다는 이유에서다.

수수료 인하 대상인 연 매출 30억 원 이하 가맹점은 전체의 95.6%인 280만 개다. 연 카드 매출액 2억 원(신용카드 1억5,000만 원·체크카드 5,000만 원)인 영세 식당의 연 수수료는 87만5,000원으로 현재보다 57만5,000원 줄어든다.

수수료 인하, 피해는 소비자가 볼 수도

당정은 카드수수료 인하가 적격비용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뒷배경엔 코로나19로 지속되는 경기 부진, 내년 대선이 있다는 분석이다. 카드수수료 부담을 완화하지 않았다간 가뜩이나 방역 강화로 성난 자영업자 민심을 건드릴 수 있고, 이는 내년 선거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정은 현재 적격비용 산정 구조가 적절한지 따져보는 제도 개선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현 제도는 금리 인상기가 시작된 점은 따지지 않고 과거 저금리 상황만 고려해 산출되는 등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카드업계는 당정의 결정에 "카드수수료가 사실상 마이너스"라면서 즉각 반발했다. 카드사노조협의회도 이날 "카드 노동자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해 유감"이라며 "카드수수료 인하 시 예고했던 총파업 여부도 오는 27일 결론 내겠다"고 밝혔다.

카드사가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구조조정에 나설 수도 있다. 이미 롯데카드, KB국민카드 등 일부 카드사는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카드수수료 인하로 소비자가 피해 볼 가능성 역시 적지 않다. 카드사가 수익 감소를 메우기 위해 높은 할인율 등 혜택을 많이 줬던 이른바 '혜자 카드' 등을 단종할 수 있어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는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기존에 제공하던 혜택 등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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