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TT와 도쿄대, 국립 이화학연구소 등 연구팀이 빛을 사용하는 양자컴퓨터의 기반 기술인 특수한 빛의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2030년 실용 가능한 수준의 광양자컴퓨터를 내놓는다는 목표로 내년부터 실제 제작에 들어갈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미국과 중국이 앞서 있는 양자컴퓨터 기술이 산업 경쟁력뿐 아니라 경제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총 2,000억 엔(약 2조 원) 규모로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23일 요미우리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연구팀이 개발한 것은 양자 연산에 필요한 광자를 대량으로 안정적으로 발생시키는 장치다. 광양자컴퓨터는 이 빛을 광섬유로 보내 연산을 하게 된다. 기자회견에서 도쿄대 후루사와 아키라 교수는 이 기술이 경쟁 기술에 비해 비약적으로 높은 성능을 낼 것이라며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현재의 컴퓨팅 기술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성능을 내 ‘게임 체인저’라 불리는 양자컴퓨터가 실용화되면 인공지능과 금융, 에너지 등 복잡한 계산이 필요한 분야에 사용돼 해당 국가의 기술 혁신과 산업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현재 인터넷이나 금융에서 보안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암호 체계를 쉽게 풀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안보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현재 양자컴퓨터 기술은 미국과 중국이 크게 앞서 있다. 구글은 2019년 최첨단 슈퍼컴퓨터로 1만 년 걸리는 계산을 약 3분 만에 해내 ‘퀀텀 점프(양자 도약)’라 불리는 비약적 성공을 이뤘다. 이듬해 중국과학기술대학이 빛을 이용한 방식으로 양자 도약을 달성하는 등 미중 양국이 가장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다.
이 중 구글 IBM 등이 사용하는 초전도 방식은 극저온 속에서 전지 저항을 제로로 한 회로를 이용해 계산하는 데 배선 등 어려움이 있어 다른 방식으로의 개발도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 도쿄대가 성공한 빛을 이용한 방식은 상온에서 가동해 냉각장치 등이 필요 없어 비용이 절감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과거 세계 최고 수준이던 가전이나 전자 부문 제조업에서 한국 대만 중국 등에 뒤처졌지만, 기존 기술을 훌쩍 뛰어넘는 기술이 개발되면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경제안보까지 고려해 양자컴퓨터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지원으로 이화학연구소가 올해 사이타마현 와코시에 설립한 ‘리켄 양자컴퓨터 연구센터(RQC)’는 양자컴퓨터의 연구거점이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한 후루사와 도쿄대 교수가 RQC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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