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8개국 경쟁당국 중 7개국은 이미 승인
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인텔의 낸드 사업부 인수 작업이 중국 정부의 승인으로 마지막 난관을 넘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각국 경쟁당국의 승인절차를 모두 매듭짓고 인수를 위한 실무 절차만 남겨두게 됐다.
SK하이닉스는 22일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으로부터 인텔 낸드 및 솔리드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사업부 인수에 대한 반독점 심사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20일 인텔 낸드 사업부를 90억 달러(약 10조7,0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에 필요한 총 8개 경쟁당국의 규제 심사를 거쳤다. 미국, 유럽연합, 대만 등 7곳에서 반독점 심사를 모두 통과했지만 유독 중국에서만 1년 가까이 승인을 받지 못했다. 업계에선 '반도체 굴기(우뚝 섬)'를 선언한 중국이 한국을 견제하기 위해 고의로 심사를 지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는데, 다행히 올해를 넘기지 않고 승인이 나오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연내 승인 완료를 위해 중국 당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관문인 경쟁당국의 승인절차를 마무리하긴 했지만, 인수 절차가 끝난 건 아니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작업은 두 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우선 SK하이닉스는 인텔에 계약 대금 90억 달러 중 70억달러(약 8조3,000억 원)를 1차로 지급해 인텔로부터 SSD 사업과 중국 다롄팹 자산을 이전받는다.
이후 2025년 3월에 SK하이닉스는 잔금 20억 달러를 치르고 인텔의 낸드 사업과 관련된 나머지 사업권을 모두 넘겨받게 된다. 인수 계약이 최종 마무리되는 2025년 전까지는 인텔이 다롄팹에서 낸드를 생산하고, 이와 관련한 지식재산권(IP)도 인텔 소유다.
때문에 SK하이닉스가 당장 인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중장기적으로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데 적잖은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기준 SK하이닉스와 인텔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각각 13.5%와 5.9%로, 양사 합계 점유율은 19.4%다. 2위 키옥시아(일본·19.3%)와 대등한 수준이다. 1위인 삼성전자(32.9%)와 격차가 크긴 하지만 SK하이닉스로서는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중국 당국의 심사 승인을 환영한다"며 "남은 절차를 잘 진행해 낸드 및 SSD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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