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기간 탄력적 조정 등
입찰 조건 완화 방안 추진
신규 공고 시기 단축 전망
두 차례나 입찰이 유찰돼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제주 공공하수처리시설(도두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의 입찰 재개를 위한 해법이 마련된다. 가장 큰 쟁점 중 하나인 공사기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입찰 조건을 완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기 때문이다.
22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전날 국회의원 회관에서 송재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갑)과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 고영권 제주도 정무부지사 등은 발주 대행을 맡은 한국환경공단과 면담을 갖고 공사 기간 조정 등 입찰 조건 변경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입찰과 착공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고, 건설업계의 입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존 하수처리 부문 45개월, 상부생태공원 조성 12개월로 구분된 공사 기간을 나누지 않고, 이들 공사를 57개월 내에 모두 처리하는 등 탄력적으로 공사기간을 조정키로 의견을 모았다.
도는 이같은 입찰 조건 변경에 대해 제주도감사위원회와 감사원, 환경부 등 조율을 거쳐 확정되면, 입찰 재개 시기를 2∼3개월 정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입찰 조건 변경을 위해서는 신규공고를 내야 하는데 발주처인 한국환경공단은 입찰안내서 재검토와 부처협의, 심의 등 절차에 8개월 가량 소요된다며 내년 5월에야 신규 공고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이에 도는 도내 대규모 개발사업 완공에 따라 포화상태에 다다른 하수처리와 해양생태계 오염 등 2차 피해를 우려해 조속한 입찰재개를 요청해 왔다.
도두하수처리장 현대화사업은 2025년 12월까지 총사업비 3,927억 원을 투입해 현재 1일 하수 처리용량을 13만 톤에서 22만 톤으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도는 하수 처리 공정을 지하화하고, 지상부는 공원화한다는 계획이다. 공사비가 4,000억 원 가까이에 이르는 제주에서는 보기 드문 초대형 공사이지만, 지난 8월과 10월에 실시한 두 차례 입찰에서 건설업체들의 ‘무응찰’로 유찰됐다. 건설업계는 해당 공사의 사업비 증액과 공사 기간 연장 없이는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제주지역 전체 하수량의 53%를 처리하는 도두하수처리장은 이미 처리 용량이 한계를 넘어선 상태다. 여름철 집중 호우시 하수와 빗물이 동시에 도두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될 경우 하수처리용량이 초과돼 기준치를 초과한 오·폐수가 바다로 흘러들어 가고 있어도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송재호 의원은 “사업 지연으로 인한 하수대란 등 도민과 제주사회 전반의 피해가 큰 만큼 제주도와 환경공단이 입찰조건 조정완화 등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해 책임있게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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