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좌파연합 보리치 후보,
과반 득표로 승리 확정
학생운동 지도자 출신...
전 세계 국가수반 중 최연소
남아메리카 칠레가 변화를 택했다. 학생운동 지도자 출신인 ‘밀레니얼’ 세대 좌파 정치인을 새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칠레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이 탄생함과 동시에 최근 3년간 중남미에서 잇따라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핑크 타이드(중남미 좌파세력 득세)’가 다시 두드러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칠레 선거관리위원회(SEC)는 19일(현지시간) 실시된 대선 결선 투표 개표 99.99% 현재 좌파연합 가브리엘 보리치 폰트 ‘존엄성을 지지하다’ 후보가 득표율 55.87%(462만671표)를 획득하면서 극우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리스트 공화당 후보(득표율 44.13%ㆍ364만9,647표)에 승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실시된 1차 투표에서 카스트 후보가 27.9%, 보리치 후보가 25.8%를 득표했지만 결선에서 희비가 엇갈린 셈이다.
보리치 후보는 개표 초반부터 여유 있게 앞서나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카스트 후보는 개표 초반 승패가 사실상 결정되자 곧바로 패배를 인정하고 보리치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당선을 축하했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보리치 후보가 칠레의 대통령 당선자라며 “우리의 존경과 건설적 협력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보리치 후보도 승리가 확실시되자 지지자들 앞에 서서 “모든 칠레 국민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국민 통합을 촉구했다. 또 “구조적인 변화를 위해 책임감 있게 나아갈 것”이라며 국민의 사회적 권리 확대 등을 약속했다.
1986년생으로 올해 35세인 보리치 후보는 2011년 칠레 학생들이 교육개혁을 요구하며 벌인 대규모 시위를 이끈 인물 중 한 명으로 현재 재선 하원의원이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의 뒤를 이어 내년 3월 취임해 4년간 칠레를 이끌게 된다. 칠레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의 타이틀은 물론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36)를 제치고 주요국 현직 국가수반 중 최연소다. 2017년 31세의 나이로 총리에 오른 제바스티안 쿠르츠 전 오스트리아 총리는 1986년 8월생으로 세계 최연소 지도자 기록을 갖고 있었지만 올 10월 사임했다.
한편 중남미 국가들이 잇따라 좌파 정권을 맞이하면서 중남미 전체 정치지형에 변화가 예측된다. 멕시코에선 2018년 12월, 89년 만의 첫 좌파 정권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정권이 들어섰고, 이듬해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도 알베르토 페르난데스가 승리하며 4년 만에 다시 좌파 ‘페론주의’ 정권이 성립됐다. 올해 실시된 페루 대선에서도 좌파 성향 교사 출신의 페드로 카스티요가 우파 후보를 꺾고 집권에 성공했다. 지난달 중미 온두라스 대선에서도 좌파 후보 시오마라 카스트로가 당선돼 12년 만에 정권교체를 앞두게 됐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