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해 넘기는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항공업계 한숨

알림

해 넘기는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항공업계 한숨

입력
2021.12.21 04:30
12면
0 0

아시아나항공 인수 공식화 1년
공정위 비롯 국내외 승인 더뎌
중복 노선 운수권·슬롯 조정시
국내 LCC 흡수 못하면 해외로

1월 6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1월 6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국내 항공업계 메가딜인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결국 해를 넘길 조짐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공식화한 지 1년이 됐지만 국내외 당국의 통합 작업은 지지부진한 데다, 향후 통합항공사의 운수권(다른 나라 공항에서 운항할 수 있는 권리) 등을 제한하는 '조건부 승인' 가능성도 짙어지고 있어서다. 항공업계 안팎에선 운수권이 제한되면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은 내년으로 미뤄질 공산이 크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1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9개 필수신고국가 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지만, 한국을 비롯한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중국 등 5개국은 아직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연말까지 심사를 완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필수신고국가 가운데선 베트남과 터키, 대만 당국의 승인을 받았고 태국은 "기업결합 사전심사 대상이 아니다"고 통보하면서 사실상 승인했다. 임의신고국가 중에선 영국과 호주, 싱가포르가 아직까지 미승인 국가로 남았다.

공정위 및 해외 당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중복 노선을 놓고 경쟁제한성 해소를 위한 적절한 시정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국제선 노선이 67개나 중복되는 점을 감안할 때, 인수·합병 후 점유율이 높아지면 대형 통합항공사의 독점으로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은 경쟁 제한성이 있어 일정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공정위 심사관의 의견"이라며 "국토교통부와 함께 경쟁제한성 완화를 위한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조건부 승인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항공업계에선 조건부 승인이 자칫 국내 항공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조건부 승인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항공사가 운수권과 항공사가 공항에서 특정 시간대에 운항할 수 있도록 배정된 시간을 뜻하는 '슬롯'을 조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문제는 양사 중복 노선의 운수권과 슬롯을 회수하더라도 이 회수분이 국내 저가항공사(LCC)에 흡수되기 어려워, 외항사가 혜택을 보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 국내 LCC 관계자는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LA) 등 미주 노선의 운수권을 조정할 경우, 현재 국내 LCC 중에선 중대형 항공기를 보유한 곳이 거의 없어 (운수권을 받을 수 없고) 외항사로 넘어갈 수 있다"며 "양사 통합시 운수권이 조정되면 국내 LCC는 단거리 노선만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허브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의 통합항공사 슬롯이 줄면, 지리적 입지를 토대로 한 국내 환승수요 유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편익은 물론 한국 항공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방향으로 심도있게 논의해야 한다"며 "양사뿐 아니라 자회사까지 종합적으로 봐야 하는데, 장거리 노선만 쟁점이 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지연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