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강화'의 시청자들이 뿔났다. 이 작품의 방영 중지를 요구하는 청원에 13만 명이 동참했다. 첫 방송 후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JTBC 드라마 '설강화 : snowdrop'(이하 '설강화')의 방영 중지를 요구하는 글이 게재됐다. 이날 오후 6시 30분을 기준으로 13만 명 이상이 청원에 동의했다.
청원인은 "1화가 방영된 현재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은 간첩인 남주인공을 운동권으로 오인해 구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화운동 당시 근거 없이 간첩으로 몰려서 고문을 당하고 사망한 운동권 피해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저런 내용의 드라마를 만든 것은 분명히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배경음악으로 '솔아 푸르른 솔아'가 나왔다. 이 노래는 민주화운동 당시 학생운동 때 사용됐다. 민주화운동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고통과 승리를 역설하는 노래기도 하다. 그런 노래를 1980년대 안기부를 연기한 사람과 간첩을 연기하는 사람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것 자체가 용인될 수 없는 행위다"라고 주장했다.
방영 전부터 있었던 잡음
'설강화'는 첫 방송 전부터 논란에 휩싸였던 작품이다. 민주화 운동을 폄하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JTBC 측은 지난 3월 공식입장을 통해 "미완성 시놉시스의 일부가 온라인에 유출되면서 앞뒤 맥락 없는 특정 문장을 토대로 각종 비난이 이어졌지만 이는 억측에 불과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비판이 이어졌다. 여자 주인공의 이름인 영초가 민주화 운동가 천영초를 떠올리게 만든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JTBC 측은 다시 한번 입장을 발표하며 "캐릭터의 이름은 천영초 선생님과 무관하다. 하지만 선생님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관련 여주인공 이름은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그룹 블랙핑크 멤버 지수가 맡은 캐릭터의 이름은 영초에서 영로로 바뀌었다.
"역사 왜곡 없을 것"…감독 말에 동의하지 못하는 시청자들
첫 방송을 앞두고 지난 16일 진행된 '설강화'의 제작발표회에서도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조현탁 감독은 "청춘 남녀의 애절한 사랑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소신껏 진행했다. 내게 3년 만의 작품이다. 작가님도 사명감을 갖고 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런 건 있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생각은 그와 다른 듯 보인다. '설강화'에 대한 국민 청원 소식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며 크게 주목받고 있다. 작품에 대한 네티즌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 속, '설강화' 측이 이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설강화'는 지난 18일 막을 올렸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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