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암 사망률 1위’ 폐암 피하려면 금연이 첫걸음

입력
2021.12.19 18:30
20면
0 0

음식 조리 시 생기는 미세 먼지도 발병 원인

부동의 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폐암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담배를 끊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부동의 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폐암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담배를 끊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폐암은 ‘암 사망률 1위’인 데다 치료도 어려워 ‘더러운(dirty) 암’으로도 불린다. 지난 16일 폐암 투병 중이던 개그맨 김철민이 세상을 떠나면서 폐암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폐암은 매년 10만 명 이상 발생한다. 그런데 폐암으로 10만 명당 36.4명이 목숨을 잃어 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2020년 기준). 뒤를 이어 간암(20.6명), 대장암(17.4명), 위암(14.6명), 췌장암(13.2명) 순이다. 게다가 30%대에 불과한 폐암 5년 생존율도 다른 장기로 전이(4기 이상)돼 발견되면 8.9%로 뚝 떨어진다. 전문의들은 “폐암은 85%가 흡연 때문에 발생하기에 금연이 예방의 첫걸음”이라고 입을 모은다.

◇폐암 85%가 흡연 때문에 발생

폐암이 폐 자체에 발생하면 ‘원발성 폐암’, 다른 장기에서 생긴 암이 폐로 전이돼 발생한 암은 ‘전이성 폐암’이라고 한다. 암세포 크기ㆍ형태를 기준으로 ‘비소(非小)세포폐암(85%)’과 ‘소(小)세포폐암(15%)’으로 구분한다. 비소세포암은 비(非)편평 상피세포암(선암ㆍ대세포암)과 편평상피세포암으로 나뉜다. 편평상피세포암이 흡연과 관련이 깊다.

폐암의 주원인은 흡연(85% 정도)이다. 담배를 피우면 폐암 발생 위험이 13배나 올라간다. 간접 흡연도 영향을 끼쳐 비흡연자보다 1.5~2배 높다.

그런데 최근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 가운데 폐암 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여성 폐암 환자의 80% 이상은 담배를 피운 적이 없다. 간접 흡연과 음식 조리 때 발생하는 미세 먼지와 연료 연소물에 의한 실내 공기 오염, 라돈 등 방사성 유해 물질 노출, 기존 폐 질환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미세 먼지도 세계보건기구(WHO)가 보고한 1군 발암물질이다.

송승환 상계백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부엌에서 음식 조리 시 발생하는 연기가 폐암 발생과 관련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많다”며 “마스크를 쓰고 조리하거나 환기를 자주하면 폐암 등 폐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석면ㆍ비소ㆍ크롬 등의 위험 요인에 노출된 직업적 요인, 공기 중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방사성 유해 물질 등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폐암 가족력이 있어도 폐암 발생이 3배가량 높다.

김주상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금연하면 폐암 위험을 낮출 수 있는데 5년째부터 위험이 줄기 시작해 15년 금연하면 1.5~2배로 낮아진다”고 했다. 김 교수는 “폐암 발생 위험은 흡연 시작 연령이 낮을수록, 흡연 기간이 길수록, 하루 흡연량이 많을수록 높다”고 설명했다.

기침, 객혈, 가슴 통증 등 폐암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게티이미지뱅크

기침, 객혈, 가슴 통증 등 폐암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게티이미지뱅크


◇폐암 증상 나타나면 이미 상당히 진행

폐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초기 발견이 어렵다. 폐암 환자 중 5~15%만 증상이 없을 때 진단한다.

폐암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자각 증상으로는 기침ㆍ객혈ㆍ가슴 통증ㆍ호흡곤란 등이다. 또 성대 마비에 의한 쉰 목소리, 안면 또는 상지부종, 삼킴 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흉곽 외 전이 증상으로 뇌 전이에 의한 두통과 신경 증상, 골 전이에 의한 골 통증과 병적 골절이 나타나기도 한다. 비특이적 증상으로 체중 감소, 식욕부진, 허약감, 권태, 피로 등이 생길 수 있다.

폐암을 조기 진단하는 방법은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다. 환자에게 노출되는 방사선량을 6분의 1 정도로 줄인 것이어서 방사선 부작용이 적다. 폐암 검진 권고안에서는 55세 이상 가운데 30년 이상 매일 담배 한 갑 이상을 피운 고위험군에게 우선적으로 매년 저선량 CT 검사를 권하고 있다.

◇면역 항암제ㆍ표적 치료제 속속 등장

폐암 치료는 면역 항암제가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다. 암 치료의 세계적 가이드라인으로 불리는 ‘NCCN 가이드라인’에서도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의 표준 치료로 면역 항암제를 권고하고 있다.

세계폐암학회가 최근 발표한 면역 항암제 1차 치료의 장기 생존 치료 성적을 보면 4기 비편평비소세포폐암 환자가 1차 치료로 면역 항암제 병용 치료 시 생존 기간이 기존 10.6개월에서 22개월로 2배 증가했고, 2년간 면역 항암제 1차 치료를 끝낸 환자의 80.4%가 4년간 생존했다.

국내 폐암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 폐암의 경우 정밀 타격하는 표적 치료제가 효과를 보인다. 1세대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닙)’ ‘타쎄바(엘로티닙)’, 2세대 ‘지오트립(아파티닙)’ ‘비짐프로(다코미티닙)’, 3세대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렉라자(레이저티닙)’ 등이 있다.

안진석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3세대 표적 치료제가 나와 EGFR 돌연변이 폐암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 중앙값(median OS)이 4년 정도로 크게 늘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