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억만장자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스페이스X
테슬라 직원 "성희롱 못하게 주변에 상자 쌓아둬"
스페이스X 직원 "사측에 피해 알려도 아무런 조치 없어"
미국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업체 테슬라와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에서 성희롱·성추행이 만연했다는 직원들의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에도 테슬라의 한 직원이 사내 성희롱 피해 사실을 회사에 알렸지만 회사 측이 묵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4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테슬라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과 로스앤젤레스 서비스센터의 전·현직 여직원 6명은 테슬라가 사내 성희롱 문제에 미흡하게 대처했다며 캘리포니아주 앨러미나카운티 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동료와 상사로부터 음담패설이나 신체적 접촉 등 성희롱을 당했고, 이를 회사에 알렸지만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송 당사자 중 한 명인 제시카 브룩스는 성희롱을 피하기 위해 일할 때 상자를 쌓아 올려 물리적 장벽을 만들기도 했지만 결국 부서를 옮겨야 했다고 폭로했다.
같은 공장의 여직원 제시카 버라자도 사내에서 상사와 동료들로부터 3년간 성희롱에 시달려 회사에 알렸지만 회사 측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지난달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그는 "테슬라 내 성희롱이 만연했으며, 악몽과도 같은 근무환경이었다"며 "내부 분쟁을 비공개 중재로 처리하도록 요구하는 계약조건 때문에 소송을 제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스페이스X의 전직 인턴들도 상사와 동료로부터 성추행을 당했지만 회사 측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2017년 스페이스X 인턴으로 근무한 뒤 2019년 정규직 엔지니어로 채용된 애슐리 코삭은 13일 블로그에 "지난달 회사를 떠나기 전까지 4년간 사내에서 수차례 성추행을 당했으며, 이를 회사에 보고했으나 달라진 게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남성 인턴이 숙소에서 자신의 엉덩이를 움켜쥐었으며, 2018년에는 또 다른 남성이 회사 행사에서 가슴을 더듬었다"고 했다. 그는 "회사 상급자와 인사팀에 보고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가해자와 계속 일해야 했고, 불안정한 지위 탓에 무력함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인턴들도 뉴욕타임스(NYT)에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2015~2017년 인턴을 한 줄리아 크롤리 파렌가는 상사가 집요하게 사생활을 캐물어 이를 회사에 보고했다가 인사 보복 조치를 당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올 초 합의했다. 또 다른 인턴도 "술에 취한 남성 직원이 인턴 숙소 내 자신의 침실 문을 두드리며 안으로 들어오려고 했다"며 "인사팀이 이를 조사했지만, 해당 직원은 회사를 계속 다녔다"고 말했다.
잇단 폭로에 그윈 쇼트웰 스페이스X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모든 괴롭힘이나 차별 행위 주장에 대해 엄격히 조사해 회사 정책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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