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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거리두기로 'U턴'… 정부가 망설인 3주간 1000명의 환자가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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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거리두기로 'U턴'… 정부가 망설인 3주간 1000명의 환자가 숨졌다

입력
2021.12.15 18:30
수정
2021.12.15 22: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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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악화해도 "일상회복 후퇴 없다"
11월 26일 거리두기 전환 끝내 유예
사망, 위중증 쏟아지자 결국 '백기'

15일 점심시간 서울 중구 명동 거리를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이날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연합뉴스

15일 점심시간 서울 중구 명동 거리를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이날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연합뉴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한 달 반 만인 15일, 전국 신규 확진자가 8,000명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위드코로나 이전 사회적 거리두기로 되돌아간다. 전문가들이 11월 말 이미 시행해야 한다 강조해온 방역 강화 조치가 이제서야 도입 검토되는 것이다. 정부가 방역 강화를 망설인 지난 약 3주간 1,000명 넘는 코로나19 환자가 숨졌다. 국내 전체 누적 확진자의 5분의 1이 이 기간 동안 발생했다. 위중증 환자 수도 빠르게 1,000명을 향해 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너무 늦은 결단에 너무 많은 희생을 치렀다고 비판했다.

후퇴 없다던 정부, 백기 들어

김부겸 국무총리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현 방역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를 시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시행 시기는 16일 공식 발표 될 것으로 보인다. 방역 강화와 함께 위드 코로나는 중단된다. “일상회복 후퇴는 없다”던 정부가 걷잡을 수 없는 유행 확산에 백기를 든 셈이다.

새로 도입되는 방역강화 조치는 위드 코로나 전 거리두기 4단계와 유사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현재 6명인 수도권의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4명으로 줄이고, 식당·카페 같은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밤 9~10시로 제한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위드 코로나 이전보다 지금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한 만큼 일각에선 규제 수준이 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머뭇머뭇 찔끔찔끔, 잃어버린 3주

유행 확대 조짐은 위드 코로나 초기부터 나타났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지난달 1일부터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지나친 방역 완화를 우려했다. 예상대로 상황이 악화하자 지난달 중순부턴 아예 다시 방역을 조이자는 주장이 쏟아졌다. 11월 1일 1,684명이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이틀 뒤 2,000명대로 올라서더니 17일엔 전날보다 1,000명이 늘며 3,000명을 훌쩍 넘었다. 일주일 뒤인 11월 24일 4,000명 선마저 뚫리자 정부는 “비상계획 발동을 검토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라며 26일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시기별 코로나19 유행 상황과 정부가 발표한 방역 정책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시기별 코로나19 유행 상황과 정부가 발표한 방역 정책들.

그러나 정부는 끝내 위드 코로나를 포기하지 못했다. 갑자기 발표를 미루더니 11월 29일에야 △건강한 18~49세 추가접종 △방역패스 유효기간 설정을 들고 나왔다.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방역의료분과 위원들은 이때 이미 사적모임 허용 인원 축소 등을 강력히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달 1일 확진자 수가 급기야 5,000명을 넘자 정부는 이틀 뒤 또다시 특별방역대책만 내놨다. △사적모임 허용 인원 4명 감축 △방역패스 적용 시설 확대 등을 4주간 시행한다는 내용이었다. 전문가들은 "당장 일상을 멈춰야 하는 상황인데 찔끔찔끔 내놓는 대책은 효과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누적 확진자의 5분의 1이 3주간 발생

발표 닷새 뒤인 8일 확진자는 7,000명대가 됐고, 일주일 후인 15일 0시 기준 7,850명으로 8,000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아울러 이날 밤 9시 기준으로는 전국에서 6,56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는 밤 9시 중간집계가 이뤄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16일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는 역대 최다를 넘어 8,000명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달 중순부터 방역 강화를 줄기차게 제안해온 전문가들의 우려가 들어맞은 것이다. 정부는 그제서야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확산세 억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앞선 특별방역대책이 효과가 없음을 인정했다.

15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뉴스1

15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방역강화를 망설인 지난달 26일부터 이날까지 매일 집계된 사망자 수를 합치면 1,055명에 이른다. 정부가 방역 강화를 머뭇거린 약 3주 동안 1,000명 넘는 코로나19 환자가 목숨을 잃은 것이다. 같은 기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 수는 총 10만7,500명이다. 지난해부터 이날까지 누적 확진자(53만6,495명)의 약 18%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사망한 코로나 환자들은 다름 아닌 우리 어머님, 아버님들”이라며 “방역 열쇠를 쥐고 있는 정부가 방향 설정을 잘못하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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