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30대 남성 살인 혐의 구속기소
신종 마약류 투약 확인돼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
이별 통보를 한 동거녀를 흉기로 찌르고 고층 건물에서 떨어뜨려 살해한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당시 마약류를 투약한 정황도 검찰 조사로 새롭게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서정식)는 14일 가상화폐 투자업체 대표인 A(31)씨를 살인 혐의로 전날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7일 서울 서초구 소재 아파트 비상계단에서 B씨를 흉기로 찌른 뒤, 19층 베란다 밖으로 밀어 떨어뜨려 두개골 골절 등으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뒤 112에 신고해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는 지난해 8월쯤부터 사귀다가 올해 2월부터 동거한 B씨가 헤어질 것을 요구하자 격분해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숨진 B씨는 A씨가 다른 남자와의 관계를 추궁하는 등 과도한 집착을 견디지 못하고 이별을 요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조사에선 A씨가 마약류 투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정황이 새롭게 드러났다. 대검찰청 디엔에이·화학분석과에 A씨 소변과 모발 감정을 의뢰한 결과, 모발에서 마약류가 검출됐다고 한다. A씨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신종 마약류를 투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투약 여부 및 효과가 살인 범행에 영향을 줬는지 등에 관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올해 초 검찰청법 개정으로 검사는 부패 등 소위 '6대 범죄'만 직접 수사할 수 있어 이번처럼 살인 사건 수사 중 추가로 확인한 마약류 관련 범죄가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인지 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의 보완수사 결과를 토대로 공소 유지에 필요한 (추가)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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