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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6개 주 강타한 토네이도 30개… "건물 파편 9000m까지 치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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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6개 주 강타한 토네이도 30개… "건물 파편 9000m까지 치솟아"

입력
2021.12.12 18:45
수정
2021.12.13 00:5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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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터키 사망자 70명… 5개 주에서 84명 숨져
건물 붕괴·단전·단수 속출… 메이필드 쑥대밭
바이든 대통령 "연방정부 자원 총동원" 지시

11일 초강력 토네이도가 강타한 미국 켄터키주 메이필드의 주택과 건물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파괴돼 폐허로 변해 있다. 메이필드=EPA 연합뉴스

11일 초강력 토네이도가 강타한 미국 켄터키주 메이필드의 주택과 건물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파괴돼 폐허로 변해 있다. 메이필드=EPA 연합뉴스

초강력 토네이도(회오리바람)가 미국 중부 6개 주(州)를 덮쳐 100명 가까이 숨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아직 생존자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미 역사상 최장 길이 토네이도로 기록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피해 지역에 연방 자원 투입을 지시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와 CNN방송 등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밤부터 이튿날 오전까지 켄터키, 아칸소, 일리노이, 미주리, 미시시피, 테네시 등 6개 주에서 토네이도가 30개 이상 발생했다. 그중 하나는 단 4시간 만에 4개 주(아칸소, 미주리, 테네시, 켄터키)를 관통하며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사망자는 11일 기준 최소 84명에 달한다.

특히 켄터키주에서 피해가 컸다. 주정부가 집계한 사망자는 무려 70명이다. 앤디 비어시 켄터키 주지사는 11일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희생자 수가 100명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켄터키 역사상 가장 파괴적이고 가장 치명적인 토네이도 참사”라고 설명하며 “폐허 수준은 내가 평생 봐 온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비통해했다. 주 전역에선 밤새 구조대원들이 비바람을 뚫고 무너진 집과 건물에 갇힌 사람들을 수색했다.

켄터키주 안에서도 피해가 집중된 메이필드시는 사람이 살던 마을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초토화됐다. 돌풍에 부서진 건물과 부러진 나무 잔해, 종잇장처럼 구겨진 철판, 끊어진 전깃줄, 만신창이가 된 자동차들이 도시를 뒤덮었다. 열차는 탈선됐고, 전기와 수도도 끊겼다. 소방서와 경찰서도 파괴돼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캐시 오낸 메이필드 시장은 “치명적인 폭풍이 지나간 뒤 도시가 성냥개비처럼 보였다”고 CNN방송에 말했다.

건물이 완전히 파괴된 메이필드시 양초 공장 상황은 특히 심각하다. 토네이도가 강타했을 당시 공장 안에서 110명이 일하고 있었는데 그중 40명만 구조됐다. 구조 당국은 사망자가 수십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구조대원은 “공장 안에 들어갔을 때 내 눈에 보이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아무것도 없는, 잔해 더미뿐이었다”고 참상을 전했다. 비어시 주지사도 “만약 그곳에서 생존자가 발견된다면 기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며 추가 생존자 구조 가능성을 낮게 봤다.

초강력 토네이도가 휩쓴 미국 켄터키주 메이필드에서 11일 주민 재닛 킴프(66)와 아들 마이클(25)이 부서진 집 앞에 서서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메이필드=로이터 연합뉴스

초강력 토네이도가 휩쓴 미국 켄터키주 메이필드에서 11일 주민 재닛 킴프(66)와 아들 마이클(25)이 부서진 집 앞에 서서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메이필드=로이터 연합뉴스

일리노이주 에드워즈빌에선 아마존 물류창고가 붕괴돼 최소 6명이 숨졌다. 사고 당시 근무 교대가 이뤄지던 중이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건물 안에 있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상태다. 제임스 화이트 일리노이주 소방서장은 “두께 28㎝, 높이 12m에 달하는 콘크리트 벽이 안으로 무너지면서 지붕이 바닥에 내려앉았다”며 “45명은 빠져 나왔지만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잔해 속에 갇혀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는 “직원들을 잃어 가슴이 아프다. 유가족을 위해 기도한다.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밖에도 밤새 시속 130㎞가 넘는 폭풍이 몰아친 테네시주에서는 사망자 4명이 확인됐다. 미주리주와 아칸소주에서도 각각 2명이 숨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피해 지역에 물자, 장비, 인력 등 연방 자원을 투입하라고 지시하고, 켄터키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아울러 “연방정부는 가능한 모든 것을 동원해 도울 것”이라며 “다른 주에서도 비상사태 선포 요청이 온다면 당장 승인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네이도는 지나간 거리만 370㎞로, 미 역사상 가장 긴 흔적을 남긴 폭풍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기록은 1925년 미주리, 일리노이, 인디애나 주를 가로지른 353㎞였다. 미 국립기상청은 단일하고 연속적인 토네이도인지, 동일한 뇌우에서 발생한 여러 개의 토네이도인지 확인하기 위해 공식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NBC뉴스는 “메이필드에선 토네이도로 인한 파편이 상공 9,144m까지 치솟았다”며 “이 높이는 민항기가 비행하는 고도”라고 전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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