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부석종 해군총장 교체 발표
후임은 안 정해... 靑, 호남편중 의식?
정정숙 준장, 여군 최초 보병소장에
정부가 9일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을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후임자는 발표하지 않았다. 후임 인선 없는 참모총장 인사는 이례적이라 총장 자리를 둔 암투 등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억측도 불거졌다.
부 총장의 임기는 내년 4월까지로 최근 좌초 위기에 몰렸던 해군의 숙원 ‘경항공모함’ 사업이 기사회생하는 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기 5개월 남기고 왜 교체했나
국방부는 이날 후반기 장성 인사를 발표하며 “장군 인사와 병행해 해군총장 인사를 단행한다”면서도 “후임자는 해군의 혁신과 발전을 도모할 우수 인재로 조만간 임명될 예정”이라고 인선을 미뤘다. 교체 이유로는 △장군 인사 시기 △대선 △새 정부 출범 이후 안정적 지휘체계 및 부대관리 유지 등을 들었다.
부 총장 교체 시기가 부자연스러운 건 아니다. 새 정부가 내년 5월 들어서는 점을 감안하면 임기 종료에 임박해 바꿀 경우 이미 차기 대통령이 정해진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실제 정권이 바뀌어도 국방부 장관을 제외한 군 고위 인사는 임기를 보장하는 게 관례다. 국방부 관계자는 “1990년 이후 배출된 해군총장 18명 중 절반만 임기 2년을 꽉 채웠다”고 말했다. 지금 부 총장을 교체해도 이상하지 않으므로 ‘문책성 인사’는 아니라는 얘기다.
후임자 왜 발표 못했나
이상한 부분은 따로 있다. 후임자는 안 정하고 현 총장만 바꾼 점이다. 군 관계자는 “수십 년 군에 몸담았지만 이런 인사는 처음 본다”고 했다. 국방부는 “총장 후보 대상 4명에 대한 인사 검증은 마쳤지만 최종 후보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유보했다는 것이다. 장성 인사 검증은 청와대에서 한다.
바꿔 말하면 해군총장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했다는 뜻도 된다. 총장 후보군이 모두 호남 출신인 것을 청와대가 의식했다는 말도 들린다. 유력 후보인 김정수 해군참모차장과 김현일 해군사관학교장은 각각 전남 목포, 여수 출신이다. 군 주요 인사인 서욱 국방부 장관(광주), 박인호 공군참모총장(전북 김제)의 고향도 호남이다.
일각에선 정권 유력자들의 알력 다툼설을 제기하기도 한다. 김 차장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김 교장은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를 지낸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여군 최초 '보병소장' 탄생
이번 인사에서는 박정환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육사 44기ㆍ중장)이 합참차장으로 이동했고, 안병석 1군단장(육사 45기)과 신옥철 공군차장 대리(공사 36기)가 각각 육군차장, 공군차장에 임명됐다. 정정숙(보병) 강영미(공병) 강점숙(간호) 등 여군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특히 정정숙 준장은 여군 최초 보병소장에, 강영미 대령은 공병병과 최초의 여성 장군으로 승진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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