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필수노동자에 이어 경력보유여성 지원 조례 제정
위드 코로나 국면에서 사회복귀 지원 토대 마련도
삶터 ·일터 ·쉼터 마련을 통한 지속가능발전 도시 구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돌봄 공백이 발생하면서 기혼 여성들의 고용률은 급감했다. 일일 확진자 수가 7,000명을 넘어서고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가 등장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국면에서도 이들의 사회 복귀는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경력단절 여성 지원을 조례로 제정해 체계화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다.
지난해 코로나19 필수노동자 조례 제정 당시 주목했던 돌봄 노동을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로 확장, 지방정부 차원에서 다시 한번 중앙정부에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정 구청장은 6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경력단절이 아닌 '경력보유'라는 용어가 적절하다”며 “이번에 제정된 조례가 육아가 단절이 아닌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토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력단절 여성 지원 조례를 제정해 주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사회의 많은 부분에 변화를 가져왔다. 경력단절 여성도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경력단절을 일종의 흠결처럼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큰 몫을 한다고 봤다. 이들에 대한 인식, 프레임부터 바꿔야 부당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조례다.”
-조례에서 경력단절이 아닌 경력보유라는 표현을 썼다.
“성수동의 소셜벤처 기업에서 이미 경력보유라는 용어를 쓰고 있었다. 경력보유라는 용어 사용 자체가 그들을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구정을 보면서 현장에서 많이 배운다.”
-조례는 어떤 내용인가.
“무급 또는 비공식 돌봄 노동을 '행정경력'으로 인정하는 국내 최초의 시도다.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우선 성동구도시관리공단과 성동문화재단 등 산하기관을 중심으로 인사규정을 개정, 경력보유 여성들의 경력인정서 반영을 추진 중이다. 필수노동자 조례처럼 전국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여성가족부에 경력보유라는 용어 변경을 꾸준히 제안하고 있다.”
-성동구에도 부촌으로 꼽히는 지역이 늘고 있다. 구상하고 있는 도시의 미래 모습은.
“한 도시에서는 삶터와 일터, 쉼터의 균형이 맞아야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다고 본다. 삶터의 측면에서 옥수동과 행당동 금호동은 이미 주거환경개선 사업으로 부촌이라는 얘기까지 듣고 있다. 쉼터의 측면에서 한강변과 중랑천, 청계천 등 14.2㎞에 이르는 수변 공간을 적극 활용해 각종 운동경기장과 자전거도로, 산책로 등을 구축했다. 내년 3월 서울숲 옆 뚝섬유수지에 들어설 ‘서울숲복합문화체육센터’가 거점 쉼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성수동과 용답동, 마장동은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디다.
“성동구에 부족한 게 일터였다. 특히 과거 번창했던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성수동 등이 낙후 지역으로 남아 있었다. 먼저 주목한 곳이 성수동준공업지역이다. 성공적인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이제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 곳을 중심으로 성수동은 이제 소셜벤처 기업들의 요람으로 거듭났고, K팝 등 전 세계 한류를 리드하는 SM엔터테인먼트까지 입주해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
-오세훈 시장 부임 후 곳곳에서 도시 재생과 재건축·재개발이 상충하고 있다. 성동구는 어떤가.
“기본 방향은 도시정체성 보존이어야 한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때 도시재생 사업은 ‘벽화 그리기’라는 프레임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성동구는 당시에도 신축과 보존을 병행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했다. 오 시장이 재개발·재건축에 속도를 내는 것은 그간 억제됐던 주민 요구에 부응하는 흐름으로 본다. 다만 신속통합기획 같은 경우 현장에서 보면 반대 주민들의 의견이 커질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도 미리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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