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세에 희비 엇갈린 주류업계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처음 7,000명을 돌파하고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마저 유입되자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연말 특수를 노렸던 주류업계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소주와 맥주가 섞이던 회식 자리 대신 올 연말도 '홈파티'와 '홈텐딩(집에서 즐기는 바텐딩)'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류 '대목' 연말... "올해는 다르려나 했는데"
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연말은 회식과 송년회가 몰려 대목으로 통하는 시기다. 지난달부터는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유흥업소 규제가 풀려 업계의 기대감은 더 커졌지만 이달 들어 분위기가 하루아침에 반전됐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자 정부는 사적 모임 인원 제한 및 방역패스제 도입 등의 제한을 가하고, 기업들은 회식 금지령과 재택근무령을 내리고 있다. 이에 회식과 송년회 등이 연달아 취소되면서 지난해 연말과 비슷한 양상이 재현됐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올해 연말은 기대가 높았던 게 사실"이라며 "이렇게 된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주류 중 가장 위기감에 휩싸인 것은 소주와 맥주다. 영업시간이 제한됐을 때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연말 업소용 매출이 오르지 않으면 연간 실적에도 타격을 받게 된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 주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이달 들어 시장의 실망감이 반영되며 분기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홈파티·홈텐딩 트렌드에 와인과 위스키 '승승장구'
반면 와인과 위스키 시장은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매해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와인업계는 연매출의 20% 이상이 연말에 집중되는 만큼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에서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아예 마트 한 층 대부분을 대형 와인숍으로 만드는가 하면(롯데마트 '보틀벙커'), 와인과 어울리는 음악을 골라주는 서비스도 내놨다(이마트24-플로). 이미 올해 11월까지 대형마트 3사 와인 매출은 지난해 대비 최고 65%가량 늘었고 편의점의 경우 많게는 200%나 증가했다.
위스키업계는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 위스키(스카치) 수입액은 9,321만 달러(약 1,105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73.1% 늘었다. 위스키 수입액이 증가한 것은 7년 만에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유흥업소와 면세점 소비가 크게 줄어든 대신 '취향소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의 혼술, 홈텐딩 트렌드가 부상한 영향이다.
와인과 마찬가지로 편의점과 마트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것도 주효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연말 소규모 홈파티를 위해 와인은 물론이고 위스키를 찾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다"며 "입소문 난 위스키는 들여오자마자 모두 판매돼 찾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