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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예술의 기준은?… 팝 아트 거장 로이 리히텐슈타인이 말하는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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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예술의 기준은?… 팝 아트 거장 로이 리히텐슈타인이 말하는 예술

입력
2021.12.08 15:25
수정
2021.12.08 15:4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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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리히텐슈타인전 전시 포스터. 메이드인뷰 제공

로이 리히텐슈타인전 전시 포스터. 메이드인뷰 제공


“아빠는 이것보다 못 그리죠?”

미키 마우스 만화를 보던 아들이 던진 말에 아빠는 오기가 생겼다. 이 말 한마디가 훗날 팝 아트의 거장 로이 리히텐슈타인을 있게 한다. 1961년 그는 미키 마우스를 차용한 만화 형식의 ‘이것 좀 봐, 미키(look mickey)’를 그려 주목을 받았다. 도널드 덕이 낚싯줄이 자기 옷에 걸린 줄 모르고 미키 마우스에게 자랑하듯 말하고, 미키 마우스가 그 뒤에서 입을 틀어막고 웃음을 참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인데, 실제 만화 장면을 회화로 옮긴 것이다.

국내에서 ‘행복한 눈물’로 잘 알려진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국내 첫 단독전시 ‘로이 리히텐슈타인전: 눈물의 향기’가 지난 3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 아트센터에서 개막했다. 검은 테두리, 말풍선, 강렬한 색채, 망점(인쇄물을 확대할 때 생기는 점) 등을 사용, 만화를 연상시키는 에디션 판화작을 비롯해 총 130여 점이 전시 중이다. 스페인 작품 수집가 호세 루이스 루페레즈의 컬렉션으로 구성된 전시로, 로이 리히텐슈타인 재단의 공식 인증을 받았다.

지난 2일 프리오픈행사가 열린 갤러리아포레 서울숲아트센터에서 김찬용 도슨트가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메이드인뷰 제공

지난 2일 프리오픈행사가 열린 갤러리아포레 서울숲아트센터에서 김찬용 도슨트가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메이드인뷰 제공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물질적 풍요로 대중과 예술이 점점 멀어져 가던 1960년대에 일상과 예술의 간극을 좁히며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예술은 우리 주위에 있다’고 본 그는 만화도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전시 해설을 맡은 김찬용 도슨트는 "대중들이 열광하는 것을 당시 미술계는 저급하다고 분류해버렸다. 거기에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좋은 예술은 무엇이고, 그 기준을 무엇이 결정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 작가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화가의 작품을 자기 식으로 해석한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전시장에서는 파블로 피카소, 피에트 몬드리안 등의 작품을 재해석한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을 볼 수 있다. 1985년에 제작된 ‘Grafica Pop’은 사실적으로 그린 소, 피카소풍으로 재해석한 소, 추상적으로 표현한 소 등 3가지 화면을 동시에 담고 있다.

다양한 협업 작품을 시도하기도 했다. 샴페인, 그릇, 자동차 디자인부터 각종 공연 포스터까지 그의 손길을 거친 작품도 전시돼 있다. 전시를 운영하고 있는 메이드뷰 관계자는 “세계 3대 팝아티스트 중 한 명의 전시가 단독으로 국내에서 처음 열리게 됐다. 수많은 작품을 한꺼번에 모아 보여주는 자리인 만큼,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색깔 있는 작품을 감상하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내년 4월 3일까지.

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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