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진에도 "당장 비대면 전환할 이유 없다"는 대학의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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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확진에도 "당장 비대면 전환할 이유 없다"는 대학의 속사정

입력
2021.12.08 04:30
수정
2021.12.0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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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경희대, 필수 조치 외 학사 일정 유지
전면 비대면수업 전환한 한국외대와 대조적
"변이라고 다를 게 뭔가" "위드 코로나 감수"
일부 학생들의 '대면수업 고수' 주장도 적잖아

인천 미추홀구 교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는 가운데 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교내 한 건물 출입구에 코로나19 예방 수칙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서울 소재 대학 3곳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대학별 대응은 사뭇 다르다. 한 대학은 모든 수업을 비대면 전환하면서 코로나 시대의 익숙한 관례를 따른 반면, 다른 대학들은 필수 방역조치 외엔 기존 학사 일정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신중한' 대처를 두고 해당 학교들은 상황에 비례해 대응하는 것뿐이란 입장이지만, 그 저변엔 코로나19 사태와 학사 파행 장기화에 따른 대학사회의 피로감도 감지된다.

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한국외대, 경희대, 서울대에 재학하는 외국인 유학생 3명이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지난달 28일 오미크론 선행 확진자가 소속된 인천 미추홀구 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 코로나19에 확진돼 오미크론 감염 의심자로 분류됐다.

한국외대는 전날 2학기 수업 15주차인 이달 8~14일 수업을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확진자가 인천 교회 방문 이후 대면수업에 참여하고 도서관을 이용하는 등 교내 동선이 넓었던 점을 감안한 결정이다. 반면 서울대와 경희대는 접촉자 검사 안내 등 필요한 조치만 했을 뿐 대면수업을 포함한 학사 일정엔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이런 판단엔 이들 학교 확진자의 동선이 기숙사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두 학교는 교내 집단감염 등으로 상황이 악화하지 않는 한 추가 대응은 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서울대 관계자는 전날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됐다는 이유만으로 일반 코로나19 확진자와 달리 대응해야 할 이유를 아직 찾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경희대 관계자는 "확진된 학생이 대면수업에 참여하지 않았고 기숙사도 1인실을 썼기 때문에 학교 구성원 가운데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사람은 없다"면서 "다만 학생들이 불안해할까 봐 기숙사를 포함한 교내 공동이용시설을 소독하고 기숙사 같은 층 거주자들에게 검사를 권고했다"고 말했다.

대학본부의 이런 차분한 대응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에 맞춰 변화된 수업 운영 방침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일부 학생들의 주장과 맞닿아 있다. 서울 주요 대학들은 11월 위드 코로나 조치 시행을 전후로 대면수업 비중을 늘리며 '학사 정상화'에 나섰다. 한국외대는 지난달부터 수강생 40명 이하 수업을 모두 대면화했고, 서울대는 이보다 앞선 10월 18일부터 대형 강의(50명 이상 수강)만 교수 재량에 맡기고 전면 대면수업으로 전환했다.

서울대 치의대 1학년생 양모(20)씨는 "전면 비대면화는 수업뿐 아니라 각종 그룹 활동이나 스터디도 위축시킨다"며 "학기 말에 변이 확진자가 한 명 나왔다고 전면 비대면수업으로 회귀하면 위드 코로나의 의미가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사회대 1학년 김모(21)씨도 "위드 코로나에 합의한 이상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며 "(비대면수업 전환이 결정되더라도) 소규모 강의라도 대면으로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확진에 대한 대학들의 신중한 대처는 전문가들의 조언과도 맥을 같이한다. 방역 전문가들은 대체로 변이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확진자 대응 방침을 바꿀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정기석 한림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 확진자 한 명이 생겼다고 모든 강의를 비대면화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마스크 착용 등 위생을 철저히 하되 기숙사 등에선 확진 관련 정보가 활발히 공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에 필요한 대처법은 공포도 무시도 아닌 적절한 대응"이라며 "대응이란 관점에선 이전과 달리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학교 방침에 불안감을 나타내는 학생 여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서울대는 이날까지 추가로 유학생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들 또한 인천 교회에 다녀왔던 것으로 파악돼 오미크론 감염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미크론 확진 유학생과 같은 층 기숙사에서 거주해온 탁모(21)씨는 "학교 측이 신중한 것은 이해하지만 대면수업이 불안한 것도 사실"이라며 "특히 오미크론 의심 단계에서 학생들에게 공지가 없었던 것은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정원 기자
최주연 기자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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