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군, 아프리카 '적도기니'까지 파고든다... 美는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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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해군, 아프리카 '적도기니'까지 파고든다... 美는 초긴장

입력
2021.12.06 20:00
수정
2021.12.0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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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대서양 연안 적도기니에 中군사기지 추진"
남중국해·대만해협 이어 아프리카도 '미중 전선'
美 백악관, 적도기니에 "베이징 제안 거부를" 촉구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9일 베이징에서 화상으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FOCAC) 8차 장관급 회담 개회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부국과 빈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배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백신 6억 회분을 아프리카에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인구 140만 명의 아프리카 소국 ‘적도기니’가 미국과 중국 간 군사적 대치의 새로운 전선으로 부상했다. 미국 동부와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있는 적도기니에 중국이 해군 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관점에선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이 대표적이었던 미중 간 ‘파워 게임’의 무대가 이제는 아프리카 대륙 곳곳으로 확대돼 가고 있는 양상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정보기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적도기니의 항구 도시인 ‘바타(Bata)’에 해군 기지 건설을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인도양을 접한 아프리카 동부 지부티 등에 이미 군사 기지를 마련해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미국 동부 대서양의 반대편 남쪽 연안 국가에 중국이 군사 시설을 만들려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는 게 신문의 분석이다.

가봉과 카메룬 사이에 있는 바타는 적도기니 본토에서 가장 큰 도시다. 앞서 중국은 이곳에 대규모 상선이 드나들 수 있는 상업용 심해 항구를 지은 바 있다. 중국 해군 주둔을 위한 기지를 실제 건설하려 할 경우, 기존의 상업용 항구를 ‘군항’으로 확장하는 형태가 될 공산이 크다.

미국은 2019년 무렵 중국 해군의 ‘적도기니 진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는 지난 10월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적도기니 등 아프리카 국가들을 방문한 사실을 공개했는데, 이때 그는 중국의 움직임에 경계심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순방에서 파이너 부보좌관은 테오도로 오비앙 음바소고 응게마 적도기니 대통령을 만나 ‘중국의 (군사 기지 건설) 제안을 거부해 달라’고 설득했다고 한다. 백악관도 적도기니 정부에 “미중 간 글로벌 경쟁 구도에 적도기니가 스스로 발을 담그는 것은 매우 근시안적 행동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사실 중국의 군사적 팽창이 언젠가는 미국의 코앞까지 도달할 것이라는 관측은 일찌감치 제기돼 왔다. 스티븐 타운젠드 미 아프리카사령부 사령관은 올해 4월 상원 청문회에서 “중국이 (미국에) 가하는 최대 위협은 군함을 재정비하고 재무장할 수 있는 대서양의 해군 기지”라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적도기니에 중국 해군 기지가 지어진다면, 이 조건에 딱 부합한다. 미국 동부로 향하는 중국 해군의 중간 기착지로 활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중국군의 아프리카 침투 움직임, 이를 저지하려는 미국의 차단 노력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양국도 끊임없이 부딪힐 전망이다. 미 국방부 산하 아프리카전략센터의 폴 난툴야 연구원은 “중국의 아프리카 군사 기지 건설은 상업용 거점과 결합된다는 점에서, 미국의 해외 군사 기지 건설과는 양상이 매우 판이하다”고 지적했다.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아프리카 주요국 해안 도시에 상업용 항구를 먼저 지은 뒤, 이를 군사용으로 확장하는 게 중국의 근본 전략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최근 20년간 중국이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 건설한 상업용 항구는 100곳이 넘는다.

결국 미국으로선 중국군의 아프리카 진출 물꼬를 트게 만들 수도 있는 ‘적도기니 해군 기지 건설’을 무산시키려 총력전을 펴야 할 판이다. WSJ는 “펜타곤(미 국방부)은 케냐와 세이셀, 탄자니아, 앙골라 등에도 중국의 군사 기지가 계속 들어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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