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헝다 파산 ②비트코인 폭락 ③속도 내는 긴축
"코스피 저점 확인... 내년 1분기 가능" 전망도
오미크론 확산세와 그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 미국의 긴축 우려 등 복합 위기에 국내 증시가 아슬아슬한 '살얼음판'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6일 코스피는 장중 반등에 성공하며 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올 연말 추세적 상승을 점치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재차 불거진 중국 부동산업체 헝다의 파산 위기와 가상화폐 폭락 등 주말 사이 벌어진 추가 악재들까지 증시를 압박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12월 코스피가 급락과 기계적 반등을 반복하며 불안한 흐름을 지속할 것이란 견해를 내놓고 있다.
①또 불거진 '헝다리스크'
이날 코스피는 0.17% 오른 2,973.25에 마감했다. 주말 사이 고개를 든 헝다 파산 우려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전장보다 2.9원 오르는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됐지만, 삼성전자(+0.93%) 등 반도체주가 약진한 영향이었다.
하지만 헝다가 사실상 파산 선언을 하며 채무 불이행(디폴트) 초읽기에 들어간 만큼, 코스피를 포함한 주요국 증시도 당분간 '헝다 리스크'를 예의 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실제 이날 홍콩 증시에 상장된 헝다는 장중 14% 넘게 폭락했고, 일본과 중화권 증시도 일제히 1% 안팎의 약세를 나타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커다란 악재를 맞이할 것으로 보여, 국내 금융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②또 폭락장 연출된 가상화폐 시장
가상화폐 폭락도 금융시장 전반에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4일 하루 새 20% 넘게 폭락했던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이날도 약세를 이어갔다. 이날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재차 급락하며 6,000만 원 선이 깨지기도 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8일 기록한 고점(종가 기준 8,140만)과 비교하면 30% 가까이 폭락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번 폭락장을 두고 거품 붕괴의 시작인지, 반등 가능성이 있을지에 대해선 견해가 엇갈리지만, 이번 폭락이 안 그래도 불안한 금융시장의 변동성 장세를 부채질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오미크론 경계 심리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위험한 투자로 꼽히는 가상화폐 시장에서의 투매가 증시 하락의 빌미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가상화폐 폭락은 금융시장을 짓누르는 위험 회피의 또 다른 신호가 나타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③美 돈줄 조이기 속도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미국의 조기 긴축 우려 역시 글로벌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드는 요인이다. 최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비롯해 연준 고위 인사들은 잇달아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내세우며 긴축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에 지난 3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이 1.92% 급락 마감하는 등 금리 상승에 민감한 기술주들의 낙폭이 유독 컸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도 네이버(-2.49%), 카카오(-2.02%) 등 완화적 통화정책을 발판 삼아 가파르게 주가를 끌어올려온 성장주들이 일제히 조정을 받았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악재들이 맞물리며 코스피가 적어도 내년 초까지 추세적 상승이란 반전을 이루긴 힘들다고 보고 있다. 이날 유안타증권은 내년 코스피 등락 범위를 2,750~3,350선으로 제시하며 올 연말에서 내년 1분기를 하락 추세의 마무리 구간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선진국의 긴축 속도 논란 △헝다 이슈 등 중국 기업의 부실 처리와 규제 연장 △달러 강세 등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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