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트잇·번개장터 등 오프라인 매장 개점
진품 여부 신뢰도 확보·회사 인지도 강화 목적
지난 4일 오전 11시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건물 앞에 대기 줄이 길게 늘어졌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러 온 고객들이다. 마치 백화점 앞에 늘어선 '오픈런' 행렬을 연상케 했다.
머스트잇은 하루 전 신사옥 1층에 업계 최초로 오프라인 쇼룸을 열었다. 182㎡(약 60평) 면적의 매장 안에 샤넬, 루이비통 등 하이엔드 브랜드부터 메종마르지엘라, 아미 등 컨템퍼러리 브랜드까지 약 50개 브랜드, 600여 상품을 모아 놓았다.
2년간 비대면 쇼핑 흐름을 타고 덩치를 키워온 명품 플랫폼이 온라인 세상을 박차고 밖으로 나오고 있다. 수익성과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해 외연을 확장하려는 시도다.
발란·트렌비도 매장 진출 검토
6일 명품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머스트잇뿐 아니라 경쟁사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발란은 3대 명품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상품을 포함한 매장을 목표로 오프라인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고 트렌비 등도 매장 개점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명품 거래가 이뤄지는 중고거래 플랫폼도 명품 매장 운영에 뛰어들었다. 번개장터의 명품 스토어 '브그즈트 컬렉션'은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더 샵스 앳 센터필드에 개점했다. 샤넬 백과 롤렉스 시계 등 희소성 있는 명품부터 에르메스 홈&데코, 루이비통 골프백 등 취미 생활을 겨냥한 이색 상품까지 갖췄다.
명품은 가격대가 높은 만큼 온라인 플랫폼들에는 공통적인 한계가 있었다. 직접 상품을 보여줄 수 없으니 진품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취약점으로 꼽히는 가품 위험성을 줄이고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해야 한다는 게 명품 플랫폼들의 입장이다.
누적거래액 1조 원 수준까지 올라간 플랫폼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야 한다는 것도 오프라인 매장의 이유다. '보복소비'와 비대면 쇼핑의 영향으로 급격히 몸집을 불렸지만 하늘길이 다시 열리고 해외여행이 활성화된 후에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을 대폭 늘리겠다는 의도보다는 직접 만져볼 수 있는 매장 운영으로 안심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줘 회사 인지도와 고객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품 플랫폼들은 그동안 온라인에서 축적한 각종 데이터와 노하우를 오프라인 사업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머스트잇의 경우 온·오프라인 방문 고객의 취향에 기반한 큐레이션을 활용해 월별로 매장 상품을 다양하게 채울 계획이다. 머스트잇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연계 시스템을 구축하고 고객 취향에 맞춘 다양한 상품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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