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하기 짝이 없는 대선캠프 인재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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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하기 짝이 없는 대선캠프 인재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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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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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이상돈중앙대 명예교수·전 국회의원

후보 비호감 만회 위해 인물 영입 경쟁
그러나 보여주기식 영입은 국민기만
캠프는 새 정부 이끌 인물로 구성돼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스1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그리고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인물 영입에 분주하다. 하지만 두 진영이 보여주는 모습은 한마디로 보여주기식을 벗어나지 못하는 구태에 머물러있다. 이번 대선에 나온 양당의 두 후보는 과거 대선 후보들에 비해 유난히 비호감도가 높고 이런저런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탓에 인물 영입으로 그런 점을 덮으려 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국민의힘과 그 전신인 새누리당-한나라당은 전통적으로 법조인, 관료, 학자 등 전문가를 많이 영입해 왔다. 그중 몇몇은 정치적으로 성장했지만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말로가 좋지 않아서 최근 10년 동안은 새 인물을 키워내지 못했다. 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주축을 이루어 온 민주당은 근래에는 시민단체 출신의 진출이 많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실패로 인해 그들의 한계가 드러나고 말았다. 두 정당이 모두 인물난을 겪고 있는 셈이다.

선거는 새로워 보이는 쪽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선거를 앞둔 정당은 새로움을 보여 줄 수 있는 편한 방법으로 새 인물을 찾아 나선다. 원칙을 말한다면, 대통령 후보의 선대위에서 활약한 사람은 그 후보가 당선되면 그와 함께 새 정부를 이끌어나갈 사람이어야 한다. 하지만 대선 후보들이 외연을 확장해서 유권자들을 유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영입했던 인물들은 선거가 끝난 후에 버려지기가 일쑤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김종인 박사를,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김광두 교수를 홀대한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선거 대책용으로 무게감 있는 사람을 불러 놓고는 당선 후에는 홀대하는 무책임한 행태가 이어져온 것이다.

선거 때마다 유권자의 표심을 얻겠다면서 대중에게 알려진 사람이나 미담이 있는 인물을 위원장이니 뭐니 해서 영입하는 행태도 생각해 볼 점이 많다. 새 인물을 선거에 투입하는 총선이나 지방선거와 달리 대선은 국정을 책임지겠다는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데, 이처럼 단지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이유로 사람을 발탁해서 선대위에 장식물처럼 앉혀 놓는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젊은 세대를 유혹하기 위해 이런저런 젊은이를 적당히 내세우는 짓도 이제는 식상한 쇼에 불과하다. 정당이 하는 행태가 이러니까 그럴싸하게 포장한 이력서를 들고 영입되겠다고 이 정당과 저 정당을 기웃거리는 사람이 넘쳐흐르고 있다.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화려하게 영입된 후 사생활 문제가 불거져서 사퇴한 조동연은 "저 같은 사람은 도전 기회조차 없어야 하나"라고 했다고 하는데, 대선 캠프를 개인의 '무한도전' 기회로 아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일단 영입된 사람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가도 문제다. 외교, 경제 등 각 분야에 정통하다고 보아서 후보가 영입한 전문가는 그대로 방치되고 후보는 제멋대로 자기 생각을 말하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 영입된 인사를 단지 장식물로 생각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그가 어떻게 할지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국민의힘이 선대위원장급으로 영입한 김병준과 김한길은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에 새 정부에서 무슨 일을 할 것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다. 당 대표의 ‘잠적 쇼’ 파동 끝에 선대위에 합류하는 김종인 박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세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악연(惡緣) 외에는 서로 간에 공유하는 가치와 경험을 찾아 볼 수 없다. 색깔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그림이 보이지 않으니, 단지 정권 교체라는 ‘막중한 과업’을 위해 여러 모로 부족한 후보를 각각 돕겠다는 것 외에는 해석이 되지 않는다. 내년 대선은 여러 면에서 역대급으로 비정상적이고 최악인 선거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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