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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년 12월8일 14년 만에 다시 등장한 쌀막걸리 …나오자마자 동나

입력
2021.12.08 05:30
수정
2021.12.08 21:18
0 0

1977년 12월 8일
63년 금지, 77년 허용, 79년 금지, 90년 자유화…
쌀 수급에 따라 그때그때 바뀐 정부정책

편집자주

한국일보 DB 속 그날의 이야기. 1954년 6월 9일부터 오늘날까지, 한국일보 신문과 자료 사진을 통해 '과거의 오늘'을 돌아봅니다.

쌀막걸리. 한국일보 자료사진

쌀막걸리. 한국일보 자료사진

"쌀막걸리가 14년 만에 다시 등장한 8일 서울시내 주점가에는 낮부터 애주가들이 몰려들기 시작, 대부분 술집이 하오 7시께부터 막걸리가 동이나 모처럼 퇴근길에 막걸리의 '옛맛'을 맛보려던 시민들은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1977년 12월 8일 쌀막걸리 시판이 다시 허용된 날의 풍경을 한국일보는 이렇게 기록했다.

(※ 1977년 12월 9일 지면 보러 가기 ☞ www.hankookilbo.com/paoin?SearchDate=19771209 링크가 열리지 않으면 주소창에 URL을 넣으시면 됩니다.)

1977년 12월 8일 쌀막걸리를 맛보기 위해 술집 앞에 줄을 선 시민들 모습. 1977년 12월 9일자 한국일보 지면

1977년 12월 8일 쌀막걸리를 맛보기 위해 술집 앞에 줄을 선 시민들 모습. 1977년 12월 9일자 한국일보 지면

1960년대 정부는 부족한 양곡을 보충하기 위해 범국민적인 절미 운동과 혼·분식 운동을 추진했다. 1963년에는 막걸리 제조에 백미 사용을 금지하고 밀가루와 고구마를 섞어 제조하게 하여 쌀막걸리가 사라진다. 그러다 1974년 이후 연속으로 풍년이 들자 정부는 77년 밀가루 막걸리를 금지하고 쌀막걸리를 생산하도록 한다.

그러나 이 방침은 이년 후 또 뒤집힌다. 쌀소비가 늘자 정부는 1979년 11월부터 막걸리에 쌀만을 사용토록 한 행정명령을 철회하고 밀가루와 잡곡을 섞어 제조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자 막걸리 제조업자들이 원가절감을 위해 일률적으로 밀가루 막걸리만 만들기로 하며 쌀막걸리는 다시 사라졌다.

1979년 11월 1일 한국일보 사설 ‘보리혼식을 자발적으로’

1979년 11월 1일 한국일보 사설 ‘보리혼식을 자발적으로’

이후 1989년 11월 정부가 다시 쌀막걸리·쌀약주 제조를 허용하기로 하며 이듬해 1월 쌀막걸리가 다시 시판됐다. 이후 막걸리는 다양하게 발전한다. 1992년에는 쌀막걸리 캔이 시판됐고, 항공사 기내서비스에도 도입된다. 크고 작은 국제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와인잔에 담긴 막걸리로 건배주를 드는 모습도 익숙해졌다. 2009년에는 서울 홍대 앞 거리에 막걸리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카페가 속속 등장했다. MZ세대의 입맛을 겨냥해 도수를 낮춰 출시하거나 참신한 디자인 패키지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변화도 이어지고 있다.

1971년 제8대 국회의원 선거 유세장 풍경. 참석자들이 막걸리 마시고 장구 치며 노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1971.5.21. 한국일보 자료사진

1971년 제8대 국회의원 선거 유세장 풍경. 참석자들이 막걸리 마시고 장구 치며 노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1971.5.21.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9년 막걸리붐을 다룬 한국일보 지면

2009년 막걸리붐을 다룬 한국일보 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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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기자
자료조사= 김지오 DB콘텐츠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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